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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탈피

상태와 변화2016. 10. 24. 14:13

   

화학에서는 반응열·연소열·용해열·중화열·증발열 등 많은 열을 다룬다. 앞에서 말한 '열'은 일정한 압력에서 반응(변화)이 일어날 때, 반응 전후의 온도를 갖게 하기 위하여 계가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열(에너지)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열을 다른 말로 엔탈피(enthalpy: H)라 부른다. 엔탈피는 엔트로피와 더불어 물질계의 안정성과 변화의 방향, 그리고 화학 평형의 위치와 이동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일정한 압력에서 일어나는 변화에서, 에너지는 크게 유용하지 않다

   

엔탈피는 에너지와 유사하며, 때로는 혼동하여 사용한다. 엔탈피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열·일·에너지에 대한 내용을 되돌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계의 상태가 변하면 계에서 주위로 또는 주위에서 계로 열과 일이 이동한다. 계가 받은 열(Q)과 계에게 해준 일(W)의 합을 계의 에너지 변화량(ΔE)이라 하며, 아래와 같이 나타낸다.

이것이 열역학 제1법칙이다. 일에는 전기적 일, 기계적 일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그중에서 외부 압력(P)에 대해 계의 부피(V)가 변하면, 이 경우에도 일이 관여한다.

이때, 계에 해준 일(W)은 -PΔV로 표현할 수 있다. 만약 계에 외부 압력에 대해 부피가 변하는(P-V) 일 외에 다른 일이 없다면, 열역학 제1법칙은 ΔE = Q - PΔV가 된다. 부피가 일정하게 유지되면서(ΔV=0) 계의 상태가 변하면 에너지 변화량 ΔE는 흡수한 열량(QV)과 같다 (ΔE = QV).

   

화학에서 관심을 갖는 물리-화학적인 변화는 대기압 하에서 일어난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관여하는 열의 출입을 좀 더 쉽게 다루기 위해 엔탈피를 도입하였다.

   

화학에서 관심이 있는 많은 변화는 부피가 일정한 상태보다는 압력이 일정한 상태, 즉 대기압 아래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대기압 아래에서 일어나는 물의 증발, 얼음의 융해, 연료의 연소 반응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물리-화학적 변화에서 일어나는 열의 출입을 좀 더 간단히 취급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보다 편리한 새로운 함수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엔탈피 변화량은 일정한 압력 하에서 계가 받은 열량

일정한 압력 아래에서 일어나는 물리화학적 변화에서 출입하는 열량을 알기 위해, 19세기 중반에 엔탈피가 도입되었다. 엔탈피(H)는 에너지(E)에 압력(P)과 부피(V)의 곱을 더한 것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엔탈피 변화량 ΔH는 ΔH = ΔE+ Δ(PV)라 할 수 있다. Δ(PV)는 (PΔV + VΔP)로 쓸 수 있고, P-V 일 이외의 다른 일이 관여하지 않는다면, ΔE = Q - PΔV 이므로, 이 경우 ΔH는 다음과 같이 된다.

따라서 일정한 압력(ΔP = 0) 하에서 일어나는 물리화학적 변화에서 흡수한 열량(QP)은 엔탈피 변화(ΔH)와 같다.

발열 반응에서는 엔탈피가 감소하고, 흡열 반응에서는 엔탈피가 증가한다

흔히 화학에서는 반응을 흡열반응과 발열반응으로 구분한다. 흡열반응은 반응에 의해 온도가 낮아지는 경우이다. 소금을 물에 녹이면 온도가 약간 내려가는 것이 이의 예이다. 이는 반응 후의 온도를 반응 전의 처음 온도와 같게 하기 위해서는 주위에서 열을 흡수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QP>0 이므로 엔탈피는 증가한다.

이와 반대로, 발열반응은 물과 황산을 섞을 때나 연료가 탈 때처럼 반응에 의해 계의 온도가 올라가는 경우이다. 이때는 반응 후의 온도를 반응 전과 같게 하기 위해서 열을 방출시켜야 한다. 즉 QP<0 가 되고, 따라서 엔탈피는 감소한다. 즉 흡열 반응에서는 엔탈피가 증가하고, 발열 반응에서는 엔탈피가 감소한다.

엔탈피의 개념을 처음으로 정의한 클라페이론(왼쪽)과 클라우시우스(오른쪽)

   

반응식에서 반응열을 구하게 해주는 화합물의 '표준 생성 엔탈피'

1기압 하에서 일어나는 반응의 엔탈피 변화량을 특별히 표준 반응 엔탈피라 부르고, ΔHor 로 나타낸다. 이는 이 반응에서 출입하는 열량을 측정하면 바로 구할 수 있다. 압력이 일정한 과정에서 화학 반응의 반응 엔탈피는 생성물의 엔탈피 값과 반응물의 엔탈피 값의 차이이다. 만약 반응물과 생성물의 엔탈피 값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직접 실험하지 않고도 반응 엔탈피를 계산할 수 있다. 즉 반응에서 출입하는 열량을 직접 실험하지 않고, 계산으로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실험적으로 구할 수 있는 것은 엔탈피의 절대값이 아니라 변화이다. 따라서 변화량을 표현할 어떤 기준이 필요하며, 이 기준점으로부터 각 화합물의 엔탈피 값을 상대적인 값으로 나타낸다. 이렇게 나타낸 값이 표준 생성 엔탈피(ΔHof )이다. 이는 마치 산의 높이를 비교하기 위해 해수면이라는 기준을 잡고, 해발고도로 표현하는 방식과 같다.

1기압에서 어떤 화합물 1몰이 그 화합물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 원소의 가장 안정한 상태에서 생성될 때의 반응 엔탈피를 그 화합물의 표준 생성 엔탈피라 하는데, 이를 표준 생성열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와 같은 ΔHof 의 정의는 1기압에서 안정한 원소들의ΔHof 값을 모두 0로 하고, 화합물들의 ΔHof 값을 정하는 것과 같다. 예로, 열역학적으로 안정한 원소 상태는 탄소는 흑연이고, 수소와 산소는 각각 기체 상태의 H2(g)와 O2(g)이며, 이들의 ΔHof 값은 모두 0이다.

헤스의 법칙을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표준 생성 엔탈피와 반응 엔탈피를 구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CO2(g))와 물(H2O(l))처럼 구성 원소로부터 그 화합물을 직접 생성시키는 것이 용이한 경우는, 생성 반응열을 측정하여 그 화합물의 ΔHof 값을 구한다. 그러나 에탄올(C2H5OH(l))처럼 원소에서 직접 그 화합물을 생성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그 화합물의 ΔHof 값을 구한다. 이때에는 여러 단계를 거쳐 처음 상태로 되는 순환 과정에서 각 단계의 엔탈피 변화량의 합은 0이라는 헤스(Hess)의 법칙을 이용하면 된다.

헤스의 법칙을 이용하여 복잡한 분자인 에탄올의 표준 생성 엔탈피를 구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많은 화합물의 ΔHof 값들을 구해서 문헌에 표로 정리되어 있다. 이를 이용하여 화학반응의 반응 엔탈피(반응열)을 실험하지 않고도 구할 수 있다.

반응 엔탈피는 생성물들의 ΔHof 값의 합에서 반응물의 ΔHof 값의 합을 빼서 구하는데, 이때 반응식의 계수도 고려되어야 한다. 예로 1기압에서의 메탄 기체(CH4(g))의 연소 반응에서 연소열(연소 엔탈피)은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O2(g)는 안정한 원소이므로 이의 ΔHof 값은 0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기체의 몰 수가 변하지 않으면 반응의 에너지와 엔탈피의 변화량은 거의 같다

반응에서 생성물과 반응물에 있는 기체의 몰 수 변화(Δng)가 없다면, 부피 변화는 미미하다. 따라서 Δ(PV)는 아주 적은 값이 되어

ΔH

ΔE가 된다. 이 때문에 부피의 변화가 크지 않은 고체나 액체만을 포함하는 반응에서는 엔탈피와 에너지를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기도 한다. 반응에서 기체의 몰 수가 변화는 경우에 Δ(PV)는 이상 기체 방정식(PV=nRT)에서 대략 ΔngRT가 되므로, ΔH

ΔE + ΔngRT (R은 기체상수, T는 절대온도)가 된다. 이 경우 ΔH나 ΔE 중 하나를 알고 반응식에서 Δng을 알면 다른 것을 구할 수 있다.

박준우 /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가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발행일 2010.04.14

   

원본 위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2416&path=|453|489|&leafId=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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