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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광

상태와 변화2016. 10. 24. 14:22

빛이 없으면 이 세상은 암흑 세상이 될 뿐만 아니라, 생명체가 살 수 없다. 빛에는 열 복사와 반딧불처럼 자연에서 나오는 빛과, 형광등이나 LED와 같이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빛이 있다. 과학자들은 빛이 나오는 것을 탐구하여 자연의 원리를 밝히고,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하며, TV나 컴퓨터의 화면을 만든다.

열복사 : 뜨거운 물체는 당연히 빛을 낸다

모든 물체는 온도에 따라 독특한 파장 범위의 전자기파를 물체 표면에서 내어놓는데, 이를 온도 복사 또는 열복사(thermal radiation)라 한다. 숯 검댕이처럼 빛을 전혀 반사하지 않는 흑체(blackbody)에서 나오는 복사 전자기파의 경우, 파장에 따른 에너지 분포가 물질의 종류에는 무관하고 온도에만 의존하는데, 세기가 가장 큰 복사파의 파장은 절대온도에 반비례한다. 이와 같은 특성의 흑체복사에 대한 설명은 현대 물리학의 탄생 과정에서 큰 관심거리였고, 이를 이론적으로 보여주는 과정에서 양자역학이 탄생하였다.

   

온도가 대략 400℃보다 낮으면, 물체는 열복사 전자기파로 가시광선을 거의 내놓지 않고, 이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 즉 열만 내놓는다. 그러나 온도가 이보다 높으면 파장이 짧은 가시광선도 나오므로. 나오는 빛을 우리가 볼 수 있다.

이 빛은 대략 500℃에서는 엷은 붉은색이고, 온도가 높을수록 빛의 세기는 강해지고 파장은 짧아져, 950℃에서는 진한 주황색, 1100℃에서는 연한 노란색이고, 1400℃이상에서는 가시광선의 거의 모든 파장의 빛이 골고루 섞인 흰색이 된다.

백열등은 전기를 사용하여 필라멘트를 1800℃정도로 가열하여 빛을 내게 하는 것이다. 이때 자외선도 나오지만 전구 유리가 자외선을 차단하기 때문에 사람에게는 도달하지 않는다. 백열등에서는 적외선인 열도 많이 나와, 전체 소비 전력 중 단지 10% 정도만 빛으로 변환된다.

   

열복사를 이용한 전구

   

열복사에서 나오는 전자기파의 파장 분포는 물체의 온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나오는 빛의 색이나 파장을 측정하여 물체의 온도를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도자기를 굽거나, 쇳물 작업을 하거나, 쇠를 담금질하는 사람들은 도자기 가마나 이들 물체에서 나오는 빛의 색을 보고는 온도가 적절한지를 판단하고 조절해 왔다. 또한 사람이나 건물에서 나오는 적외선의 파장별 에너지 분포를 측정하여 고열이 있는지, 열 손실이 있는지를 아는데 적외선 카메라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발광 : 온도가 낮은 물체에서 빛이 나오는 현상

열복사로 가시광선을 낼 수 없는 낮은 온도의 물체에서도 빛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빛이 나오는 현상을 발광(luminescence)이라 부른다. 발광은 물질이 에너지가 높은 불안정한 상태에서 에너지가 낮은 안정한 상태로 되면서 이들간의 에너지 차이에 해당하는 파장의 빛을 내놓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빛을 내도록 하기 위해서는 물질을 에너지가 높은 불안정한 들뜬 상태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빛, 화학 반응, 전기, 열, 또는 음극에서 나오는 전자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들이 사용된다. 따라서 발광은 들뜬 상태를 만드는 방법에 따라 발광 앞에 광(photo-), 화학(chemi-), 열(thermo-), 전기(electro-), 음극(cathodo-) 등을 붙여 구분하여 부른다. 광 발광으로는 형광과 인광이 있는데, 처음 들뜬 상태에서 바로 낮은 에너지 상태로 돌아가면서 빛을 내는 것이 형광 이고, 다른 들뜬 상태로 전환되었다가 이것이 낮은 에너지 상태로 되면서 빛을 내는 것이 인광이다. 인광은 보통 고체에서 나오고, 용액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데, 이는 인광을 내는 들뜬 상태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서, 용액에서는 이 시간 동안에 다른 분자와 충돌하여 에너지를 넘겨주기 때문이다. 야광은 인광을 내는 들뜬 상태에 머무는 시간이 몇 시간 정도로 긴 물질이 빛으로 들뜬 후 내는 빛이다. 열 발광의 좋은 예는 불꽃 반응이다.

반딧불(좌)과 발광스틱의 빛(우)은 화학발광 현상이다.

   

화학발광 (1) 반딧불이가 내는 빛

생물체가 스스로 빛을 내는 현상을 통틀어 생물발광((bioluminescence)이라 하는데, 여러 깊은 바다 생물과 반딧불이가 내는 빛이 여기에 속한다. 이 빛은 루시페린(luciferin)이라는 물질이 루시페라제(luciferase)라는 효소가 관여하는 생체 내 화학반응에서 들뜬 상태의 생성물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바닥 상태로 내려오면서 빛이 나오는 것으로, 화학 발광의 일종이다. 생물 종에 따라 루시페린과 루시페라제의 화학 구조가 다르고, 따라서 나오는 빛의 특성도 다르다. 반딧불은 반딧불이 루시페린이 산소와 반응하여 산화루시페린(oxyluciferin)이 될 때 나오는 빛으로, 이 반응에는 루시페라제 외에도 ATP와 마그네슘 이온(Mg2+)이 필요하다.

반딧불이 화학발광

   

화학 발광(2) 혈흔 검사와 발광 스틱

반딧불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과 비슷한 것을 인공적으로 일어나게 하여 빛을 내게 할 수도 있다. 이의 한 예가 루미놀(luminol)과 과산화수소(H2O2)간의 반응이다. 이 반응에서는 들뜬 상태의 3-아미노프탈레이트(3-aminophthalate)가 생성되는데, 이것이 바닥 상태로 내려 가면서 빛을 낸다. 이 화학발광 반응은 알칼리 용액에서 철이나 구리 화합물 등의 촉진제가 있을 때 일어난다 이러한 루미놀 반응은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에 들어있는 철에 의해서도 촉진되므로, 범죄 수사 등에서 혈흔을 찾는데 이용된다. 이외에도 여러 화학발광 반응이 발견되었으며, 이들은 화학 물질을 높은 감도로 분석하는데 이용됨은 물론, 발광 스틱과 발광 낚시 찌 등에도 이용된다. 화학 발광은 거의 열을 내지 않는 냉광(cold luminescence)이므로, 빛 에너지로의 전환 효율이 높아 한때는 새로운 조명 방법으로 많이 연구되기도 하였다.

루미놀 화학발광

   

음극 발광 : 수은등과, 형광등, 브라운관

   

LED에는 전기발광의 원리가 이용된다.

<출처: PiccoloNamek at en.wikipedia.com>

   

양 끝에 금속 전극을 둔 유리관에 기체를 넣고 압력을 낮춘 후에 전극 사이에 높은 전압을 걸어주면 유리관에서 빛이 난다는 것이 18세기 중엽에 발견되었다. 이는 음극에서 튀어 나온 전자(음극선)가 기체 분자와 충돌하여 기체 분자를 들뜨게 하고, 들뜬 분자가 바닥 상태로 내려가면서 나오는 빛으로, 기체 종류에 따라 나오는 빛의 파장이 다르다. 유리관에 수은 증기를 넣으면, 음극선에 의해 수은 원자가 들떠 자외선과 약한 푸른 빛을 내는 것이 1800년대 말에 발견되어 수은등으로 사용되었다. 유리관 벽에 형광체를 칠해두면 수은에서 나오는 자외선으로 이 물질이 들뜨게 되고, 여기서 빛이 나오는데, 이를 이용한 것이 형광등이다. 엄밀하게는, 형광등에 사용되는 형광제는 인광을 내는 인광체(phosphor)이고, 이에서 나오는 빛은 인광이다. 인광체로는 주로 전이금속 또는 희토류(Rare Earth) 금속 화합물이 사용된다. 형광등은 백열등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월등히 높고, 인광체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색을 낼 수 있으며, 또 수명이 길어 지금까지 많이 시용되어 왔다. 브라운관(또는 음극선관) TV는 음극에서 나오는 전자를 유리 벽에 칠해진 인광체에 직접 충돌시켜 이를 들뜨게 하여 나오는 빛을 이용한 것이다.

   

전기발광 : 현대과학이 만든 새로운 빛 LED

최근 많은 관심이 주어지고 있는 LED는 Light Emitting Diode (발광 다이오드)의 약어로, 전기 발광을 이용한 것이다. 이는 p형 반도체n형 반도체를 접합시키고, p형 반도체 부분에 '+"전압을 걸어 전자를 빼어내 정공(hole)을 만들고, n형 반도체 부분에는 '-'극을 걸어 전자를 주입시키면 이들이 확산되어 접합 면에서 결합할 때 빛을 내는 것이다. LED는 주로 주기율표의 13족(3A족) 원소(Al, Ga, In)와 15 족(5A 족) 원소(P, As)로 된 화합물 반도체를 사용하는데, 화합물에 따라 나오는 빛의 색이 다르다. LED는 1920년에 처음 만들어졌고, 1960년대부터는 전광판이나 계산기 등에 일부 사용되었으나, 에너지 효율이 낮아 보편화되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의 획기적 발전으로 이제는 LED의 빛 에너지 전환 효율이 형광등 보다도 높아져 새로운 광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LED 와 유사한 용어로 LCD가 사용되는데 LCD는 Liquid Crystal Display(액정 디스플레이)의 약어로, 이 두 가지는 전혀 별개의 것이다. 액정 분자는 스스로 같은 방향으로 배열하는 성질이 있는데, 전기장으로 분자의 배열 방향을 변화시켜 빛의 통과 여부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LCD 패널을 TV나 전산기 모니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패널 뒤에서 빛을 내는 백라이트(backlight)가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대부분 형광등과 같은 것을 사용하였다. 현재 개발된 LED TV는 백 라이트로 형광등 대신 LED를 사용하는 것으로, LCD TV와 마찬가지로 LCD 패널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LED의 무기물 반도체 물질 대신 유기(organic)화합물을 사용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출현되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디스플레이 장치에서 LCD 패널과 백라이트를 모두 필요 없게 하여 두께를 한층 줄이고 보다 선명한 색상을 나타낸다.이상에서 보았듯이 빛을 내게 하는 발광 방법은 화학 분석, 조명, 여러 놀이기구는 물론, 많은 전자 제품의 핵심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새로운 발광체의 개발과 개선에는 새로운 특성의 물질을 만들어내고, 이들을 가공하고 처리하는 화학이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박준우 / 이화여대 화학-나노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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