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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을 불면 커지는 이유는 풍선 내부의 기체가 풍선의 안쪽에 힘을 가하기 때문이다. <출처: gettyimage>

공기가 들어있는 풍선이나 타이어는 외부에서 힘(압력)이 작용해도 어느 한도 내에서는 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다. 내부에 들어있는 기체들이 벽면에 힘(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기체는 어떻게 공간을 차지하고 압력을 미치는가?

고체나 액체와 구별되는 기체의 특징은 구성분자(원자)들 간의 평균거리이다. 액체나 고체 상태의 분자들은 이웃 분자들과의 거리가 가까워서 전자기적 힘으로 그 형태를 유지하지만, 기체 상태의 분자들은 이웃 분자들과의 거리가 상당히 멀어서 상호작용이 미약할 뿐 아니라 분자들 자체의 부피도 아주 작아서 기체가 차지하는 공간은 대부분 텅 비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기체는 어떻게 외부 압력에 대해서 부피를 유지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기체가 용기 벽에 가하는 압력은 분자들이 벽에 충돌하면서 가하는 힘에 기인한다. 그리고 기체 분자들의 수가 매우 많아서 수없이 많은 충돌의 충격이 연속적인 힘을 가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기체의 성질을 설명하는 기체운동이론

이상기체모형을 설명한 그림. <출처: (cc) A. Greg(Greg_L) at Wikimedia.org>

기체분자들이 용기 벽에 미치는 압력은 기체모형에 뉴턴의 역학법칙을 적용하여 구할 수 있다. 물리학자들은 눈으로 볼 수 없는 물체나 현상들에 대한 유추로서 모형(model)을 사용하는데 기체에 대한 한 가지 모형은 기체분자를 점 입자로 보고, 입자들 사이에는 완전탄성충돌 외에는 다른 상호작용이 없이 자유롭게 움직인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체 모형을 이상기체모형이라고 한다. 이상기체모형에 뉴턴역학과 통계학의 방법을 적용하여 기체의 운동을 미시적으로 다룰 수 있는데 이 분야를 기체운동이론이라고 한다.

기체운동이론을 적용하여 용기내의 기체 압력을 구할 수 있다. 방법은 기체분자 하나가 벽면에 미치는 압력을 뉴턴의 역학법칙을 이용하여 구한 다음, 용기(부피: V) 내의 모든 기체분자들(분자수: N)에 대한 평균량으로 기체의 압력(P)을 구하는 것이며 결과는 다음과 같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기체의 압력은 기체의 밀도(개수밀도: N/V)와 평균운동에너지(<k>)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실제 기체들 중에서 여기에 해당하는 기체들은 원자 하나가 분자를 이루는 불활성기체(He, Ne 등)들이다.

온도는 분자들의 평균운동에너지의 척도

화학자들은 밀도가 낮은 기체들의 경우 압력(P)과 부피(V), 그리고 온도(T)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간단한 관계가 성립함을 실험적으로 알아냈다.

이 양은 기체의 분자수(N)에 비례하므로 비례상수(k: 볼츠만상수)를 도입하여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따라서 위의 두 식으로부터 기체의 평균운동에너지는 다음과 같음을 알 수 있다.

이 식은 기체분자들의 운동에너지가 온도에 비례함을 말해준다. 이것은 다시 말해 온도라는 물리량이 기체들의 평균운동에너지를 나타내는 척도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부풀린 풍선을 액체 질소로 냉각시키면 부피가 줄어든다. <출처: 저자 제공>

기구에 열을 가하면 크게 부풀어 오른다. <출처: Gettyimage>

기체분자들은 어떻게 공간을 가득 채우는가?

기체 분자는 질량이 매우 작아서 주위로부터 아주 작은 에너지만 얻어도 빠르게 운동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상온(20℃)에서 산소분자의 평균운동에너지는 아래와 같이 매우 작다.

이 때문에 기체분자들은 아주 쉽게 상온에서 에너지(열)를 얻어서 운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기체분자들은 매우 빠르게 움직이면서 공간을 가득 채우게 된다.

기체분자들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고 있나?

기체 분자들의 평균운동에너지로부터 기체분자들의 평균운동속도를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상온에서 기체분자들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예를 들어 상온의 대기압에서 산소분자들의 평균속도는 vrms=480m/s정도이다. 그런데 이 속도는 대기 중의 음파의 속도와 비슷한데, 음파는 공기분자들 사이의 충돌에 의해서 전달되는 것이다. 그런데 냄새가 퍼지는 속도는 이렇게 빠르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기 중의 기체 분자 수가 매우 많아서 기체분자들 사이에 수많은 충돌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면 기체분자가 충돌을 일으킨 후 다음 충돌을 일으킬 때까지 얼마나 이동할까? 이 거리(평균자유행로: Λ, 람다)는 분자의 지름(d)과 밀도(N/V)에 따라 다음과 같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공기 중의 질소분자(d=0.3nm)는 상온에서 0.1 μm(100nm) 정도이다. 이 거리는 이웃 기체 분자들 간의 평균거리(약 4nm)의 약 25배에 해당한다.

기체분자들은 얼마나 자주 충돌하나?

상온에서 공기 중의 질소분자(속력: 약 500m/s)는 다른 분자들과 초당 약 50억 회의 충돌을 일으킨다. 분자들의 충돌을 눈으로 알아보기 어렵지만 한 가지 확실한 증거는 브라운운동이다. 영국의 식물학자 로버트 브라운(1879-1955)은 현미경을 통하여 물에 떠 있는 꽃가루 입자가 매우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것을 발견하였는데 공기 중의 연기입자의 운동에서도 관찰된다.

공기 중 연기입자는 브라운 운동을 한다.

평면상의 브라운 운동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그림.

브라운운동이 유체분자와 부유입자의 충돌로 설명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람은 바로 아인슈타인이다. 부유입자는 유체분자들의 충돌로 인해 유체분자와 동일한 평균운동에너지를 갖지만 질량이 훨씬 크기 때문에 현미경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 브라운 운동임이 밝혀졌다.

김충섭 | 수원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수원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이다. 저서로 [동영상으로 보는 우주의 발견], [메톤이 들려주는 달력 이야기], [캘빈이 들려주는 온도 이야기] 등이 있다.

발행2012.01.02.

   

출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0&contents_id=7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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