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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bble

지구별 이야기2016. 10. 24. 16:12

   

허블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은 미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왕복선을 이용해 1990년 4월 지구 궤도에 올려 놓은, 천체 관측을 위한 망원경이다. 20세기 초, 은하와 우주 팽창의 발견으로 인식의 새로운 지평을 연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Edwin Powell Hubble)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지구 상공 610km에서 지구 주위를 돌면서 천체의 측광관측

분광관측

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허블우주망원경은 궤도에 오른 지 20년이 지난 2011년 현재까지도 우주 탐사에 앞장서 새로운 발견을 하고 있다.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다. 허블 우주 망원경.

   

허블우주망원경이 완성되기 전, 천문학자들은 '우리가 지금 모르고 있는 모든 문제는 허블우주망원경이 우주로 올라가기만 하면 다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허블우주망원경에 무한한 기대를 가졌었다. 실제로 허블우주망원경은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수없이 많은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냈다. 그 가운데 우주의 나이를 10% 오차로 알 수 있게 된 것이나 우주가 암흑에너지로 꽉 차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모두 허블우주망원경의 큰 공로라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우주론을 새로 정립한 셈이다. 또한 최근에는 태양계 밖에 있는 외계 행성을 관측하고, 이들 행성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관측을 수행함으로써 21세기 천문학의 중요한 분야가 될 천체생물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스피처, 우주망원경을 구상하다

허블우주망원경에 대한 최초의 구상은 1946년,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이론천체물리학자인 라이먼 스피처(Lyman Spitzer, 1914~1997) 교수에 의해 이루어 졌다.

   

스피처는 성간물질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업적을 낸 학자로, 일찍부터 우주망원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형 우주망원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우주망원경이 지상의 망원경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경비가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이유에 대해 그는 "지상의 망원경에 비해 각 분해능(두 물체를 분해해서 볼 수 있는 정도를 각도로 표현한 것)이 뛰어나 멀리 있는 천체의 식별이 용이하고, 지상 망원경으로는 관측이 불가능한 자외선과 적외선을 이용한 천체의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스피처에 의해 촉구된 우주망원경 개발은 NASA에 의해 1960년대 궤도태양관측소(OSO)와 궤도천체관측소(OAO) 건설을 거쳐, 1968년에 지름 3m의 우주 반사망원경 건설 계획으로 발전했다. 우주 궤도에 올릴 반사망원경 계획은 1979년 발사를 목표로 진행됐으나, 예산 마련의 어려움 때문에 궤도에 올라가는 데까지 10년 정도 더 긴 시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구경은 2.4m로 줄었고, 이름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정해졌다. 또한 유럽우주항공국도 제작에 참여하는 등 전 세계의 역량을 총집결해서 만들게 됐다. 허블우주망원경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우선 CCD 카메라나 분광기와 같은 관측 장비와 함께 반사망원경의 거울 제작을 포함한 광학계를 만들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이를 싣고 연료를 공급하고 지상과 교신을 할 우주선 부분의 제작도 함께 이뤄져야 했다. 때문에 허블 우주망원경의 제작에는 몇몇 미국 정부 산하 기관들 뿐 아니라 퍼킨 엘머나 코닥과 같은 광학회사도 참여했다. 이렇듯 허블우주망원경의 제작은 미국 우주개발 역사에서 가장 야심찬 계획 중 하나로 추진됐다.

   

스피처 우주 망원경.

   

그렇다면 허블우주망원경 계획이 그전에 이루어진 궤도태양관측소나 궤도천체관측소와 차별되는 점은 무엇일까? 다른 우주망원경들은 지구 궤도에 올려질 때 탑재한 관측 장비와 연료가 수명을 다하면 그대로 우주에 버려진다. 그 반면 허블우주망원경은 우주왕복선을 이용해 궤도에 올려진 이후에도 끊임없이 사후 관리를 받고, 계속 새로운 관측 장비가 붙여져 새로운 관측을 수행하도록 고안됐다. 이 때문에 허블우주망원경은 미국 우주 계획의 핵심 중 하나인 우주왕복선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계획되고 건설됐다.(2000년 NASA는 허블우주망원경을 활용하지 않고 퇴역시킬 계획을 발표했으나, 좀더 유지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 2009년 5월 애틀란티소호가 다섯 번째 수리를 위해 발사되었다.)

   

1993년 허블우주망원경의 카메라를 교체하고 있는 모습.

   

1990년 지구 궤도 위에 오른 후, 허블우주망원경은 서서히 개선되어 왔다. 1993년 12월 허블우주망원경의 유지 보수를 위해 보정렌즈와 WFPC2라 불리는 광시야 행성카메라를 설치한 작업이 있었다. 미국의 CNN 방송은 이를 전 세계에 생방송으로 중계했고, 우주인이 우주 유영을 하며 허블우주망원경을 수리하는 모습을 전 인류가 지켜볼 수 있었다.

   

그 후에도 2009년 5월까지 총 네 번의 서비스 미션을 더 가져 허블우주망원경의 관측 장비들을 교체, 더 좋은 영상을 얻는 계기가 마련됐다. 가장 먼 우주의 모습을 보여준 HUDF(Hubble Ultra Deep Field)는 2002년 수행된 서비스 미션에서 교체된 탐사용 고급카메라(ACS)와 1997년 교체된 닉모스(NICMOS)를 장기 노출해 찍은 합성 영상이다.

   

허블우주망원경이 밝힌 우주의 신비

허블우주망원경이 밝힌 우주의 신비는 수없이 많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현대 우주론의 핵심적인 물리량인 허블상수를 정확하게 구했다는 것이다. 허블상수는 우주의 팽창률을 나타내는 것으로, 그 역수(어떤 수 x의 역수=1/x)는 우주의 나이에 비례한다. 우주론에 따라 허블상수와 우주의 나이 사이의 관계가 달라지지만, 어느 경우든 허블상수만 정확하게 구할 수 있다면 우주의 나이를 알 수 있다.

   

1990년, 허블우주망원경이 지구 궤도에 올려지기 전에 알려진 허블상수 값의 범위는 50~100km/s/Mpc 였는데, 이 허블상수에 해당하는 우주의 나이는 100억년이 될 수도, 혹은 200억년이 될 수도 있었다.

때문에 허블 우주망원경이 지구 궤도에 올라가자마자 수행한 가장 중요한 임무는 처녀자리 은하단에 있는 은하를 관측하고, 이로부터 이 은하의 거리를 구해 정확한 허블상수 값을 구하는 것이었다. 이 임무는 카네기 연구소의 웬디 프리드만(Wendy Freedman)이 연구책임자로 수행했다. 그녀의 팀은 관측에 성공해 허블상수 값을 10% 오차범위로 구할 수 있었고, 따라서 우주의 나이도 90%의 정확도로 알 수 있게 됐다. 이 자료를 통해 계산한 우주의 나이는 약 80억120억년이었다.

   

HUDF(Hubble Ultra Deep Field) 사진에 담긴 먼 은하들의 모습.

   

허블 우주망원경에 의해 이루어진 가장 중요한 발견은 1998년, 우주의 팽창 속도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즉, 현재 우주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크기가 더 빠르게 커지는 가속 팽창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멀리 있는 초신성을 독립적으로 관측한 두 팀의 천문학자들에 의해 밝혀져 우주론의 새 시대를 열었다. 기존의 이론인 표준 우주론에서는 우주가 대부분 차가운 암흑 물질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는데, 우주의 가속 팽창은 70% 정도는 아직 정체를 모르는 암흑에너지로 이뤄져 있고 30% 정도는 암흑물질과 보통의 빛을 내는 물질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허블우주망원경의 전송방식.

   

이밖에도 허블우주망원경은 아주 멀리 있는 은하를 관측해 우주 초기에 만들어진 은하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은하보다 크기가 작고 모양도 불규칙한 것이 많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은하 생성 과정의 이해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 또한 은하의 중심부에는 태양 질량의 수 억 배에 달하는 초중량 블랙홀이 존재해, 은하의 탄생과 진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보여줬다.

허블우주망원경을 이용한 관측에서는 이러한 우주론적인 발견 외에, 21세기 천문학의 중요한 분야인 천체생물학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세계 최초로 외계행성인 '포말하우트B'의 가시광선 영상 관측에 성공했고, 외계행성 HD209458B를 분광관측해 수소 뿐 아니라 탄소, 산소, 나트륨 등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다른 외계행성에서 물이나 메탄의 존재를 확인하기도 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찍은 우주의 모습.

게성운(Crab Nebula).

   

21세기 천문학 발전의 밑거름 제공

허블우주망원경이 지구 궤도에 올려진지도 벌써 20년이 지났다. 하지만 허블우주망원경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망원경으로 우주의 신비를 파헤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은 앞으로 차세대 우주망원경(JWST)이 우주궤도에 올려지거나, 능동광학으로 무장한 지상의 30m급 거대 망원경들이 건설돼 관측을 시작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수많은 우주의 신비를 밝혔지만 새로운 질문도 많이 던졌다. 이 중에서 암흑물질의 정체를 밝히는 일과 함께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밝히는 일은 21세기 천문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임에 틀림없지만, 은하의 생성 비밀을 밝히고 우주에서 태어난 최초의 천체가 무엇인지 아는 것도 중요한 일임은 분명하다. 이와 함께 이제 막 시작된 천체생물학도 21세기 천문학의 중요 화두이다. 21세기 천문학은 허블우주망원경의 발견을 바탕으로 우주의 신비를 향한 무한 도전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 측광관측
    빛의 강도 변화를 관측하고 연성계나 변광성의 구조를 조사하는 관측
  • 분광관측
    망원경으로 모아진 빛을 파장 별로 나눠 각 파장 영역에서 나오는 결과로 천체의 여러 가지 물리 상태를 조사하는 관측

    안홍배 / 부산대 과학교육학부 교수

       

    원본 위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5224&path=|453|491|&leafId=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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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I

지구별 이야기2016. 10. 24. 16:12

   

'이 우주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다.' 이것은 [코스모스]의 저자인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 1934~1996)의 말이다. 외계지적생명체 탐사를 다룬 영화 '콘택트(Contact, 1997)'에도 소개된 바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우주 어디엔가 우리와 같은, 혹은 우리보다 더 뛰어난 문명을 갖춘 외계생명체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근거로 사용되기도 한다.

SETI, 외계지적생명체탐사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 (Carl Edward Sagan, 1934 ~1996). 세계적 베스트셀러 [코스모스]의 저자로 유명.

   

칼 세이건의 말대로 우주는 너무나 넓고 우주에는 너무나 많은 별이 존재한다. 태양계가 속해있는 우리은하에는 태양과 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 최소 천억 개가 있다. 만약 별을 1초에 하나씩 센다면 약 3,200년이 걸리는 엄청난 숫자다. 또한 이같이 엄청난 별을 가진 우리은하와 같은 은하가 또 천억 개가 있다. 이 별들에 딸려있는 지구와 같은 행성의 숫자까지 고려해보면 우주의 지적생명체가 지구에만 존재한다고 믿는 것은 너무나 불합리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금 70년 이상 동안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을 우주로 보내고 있다. 이 신호들은 빛의 속도로 우주로 나아간다. 지구에서 70광년 이내의 거리에 충분히 강력한 전파망원경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우리의 오래된 TV 프로그램을 보고 있을 수도 있다. 100년이 지나면 우리의 신호들은 170광년까지 가게 된다. 수십만 년이 지나면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우리은하에 있는 모든 존재가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때쯤 우리는 이미 사라지고 없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이미 우주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겨놓은 것이다.

   

우리와 유사한 문명을 가지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들에게도 과학이 있을 것이고,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연의 법칙들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들도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만들었을 것이고 원거리 통신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존재를 외부에 알리고 있는 것이다. 외계지적생명체탐사(SETI, Search for Extra Terrestrial Intelligence)는 바로 이런 흔적을 찾는 것이다.

외계지적생명체탐사의 방법

   

외계지적생명체탐사(SETI) 소개 동영상 <출처: 국립과천과학관>

   

SETI 연구자들은 가끔 다른 종류의 망원경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주로 전파망원경으로 외계 생명체가 우주로 보내었을 수 있는 신호들을 찾고 있다. 1960년 프랭크 드레이크(Frank Drake)가 가까이 있는 두 개의 별 주변에서 오는 신호를 찾는 시도를 한 것이 공식적인 SETI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외계신호 탐사는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큰 전파망원경을 사용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고, 정부가 SETI에 예산을 투입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민간 기부자들이 등장하여 SETI 과학자들은 지금 외계에서 오는 신호를 찾는 일만을 수행하는 전파망원경을 건설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많은 돈을 기부한 폴 앨런(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동 창업한 사람)의 이름을 딴 '앨런 배열 망원경(Allen Telescope Array)'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이미 일부 가동을 시작했다. 모두 완성이 되면 앨런 배열 망원경은 350개의 전파망원경이 동시에 외계 신호를 찾게 될 것이다.

앨런 배열 망원경은 외계 신호를 찾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SETI 과학자들은 앞으로 20년에서 30년 이내에는 외계지적생명체가 보내는 신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물론 이 믿음의 근거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러나, 성공할 확률을 계산하기는 힘들지만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 확률은 0이다.

   

SETI에서 찾는 것은 외계생명체가 의도적으로 보내는 신호

앨런 배열 망원경이 외계 신호를 찾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긴 하겠지만 아직 우리의 기술에는 한계가 있다. 사실 현재 우리의 기술로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TV나 라디오 신호가 가장 가까운 별에서 오고 있다 하더라도 받을 수가 없다. 신호가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 SETI에서 찾는 것은 누군가가 우리를 향해 의도적으로 보내고 있는 강한 신호이다. 다시 말하면 현재로서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 하는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그들 역시 외부 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신호를 보내기도 했을 것이라는 가정이 포함되어 있다. 왜냐하면 우리도 역시 그런 신호를 보낸 적이 있기 때문이다. 1974년, 과학자들은 지름 300m의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에 있는 강력한 레이더 송신기를 이용하여 구상성단 M13을 향해서 3분간 신호를 보냈다. 이 성단에는 수십만 개의 별이 있으므로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방향으로 전파망원경을 겨냥한다면 우리가 보낸 신호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M13은 21,000광년 떨어진 곳에 있으므로 신호가 도착하기까지 21,000년이 걸리고 지구로 답장이 오는데 다시 21,000년이 걸린다. 신호를 서로 주고받기는 어렵겠지만 만일 먼 미래의 누군가가 우리의 신호를 받는다면 그들에게는 우주에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외계지적생명체탐사

   

SETI 프로젝트는 1992년에 NASA에서 공식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적이 있지만 의회의 반대로 1년 만에 취소되었다. 그만큼 정부의 지원으로 진행되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후 해외에서는 민간 기부자들의 도움으로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개관한 국립과천과학관에 설치된 지름 7m 전파망원경을 이용하여 교육 목적으로 SETI 관측을 시작한 것이 처음이다. 이후 2009년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서울, 울산, 제주에 있는 지름 21m 전파망원경을 이용한 '세티 코리아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SETI는 UFO 연구?

많은 사람들이 외계생명체라고 하면 흔히 UFO를 떠올린다. 그러나 UFO가 외계생명체의 비행체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별까지의 거리는 약 4.2광년으로 빛의 속도로도 4년이 넘게 걸리고, 현재 우리의 기술로는 7만 년 이상이 걸리는 거리다. 그 정도 이상의 거리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수준의 생명체라면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형태의 비행물체를 이용하지도 않을 것이고, 실수로 흔적을 남길 가능성도 거의 없다. 특히 외계 생명체의 비행체가 추락을 하거나 인간을 납치하여 생체 실험을 할 가능성은 더더욱 낮다.

   

국립과천과학관에 설치된 지름 7m 전파망원경.

   

다양한 형태의 외계생명체 연구

어떻게 보면 외계지적생명체탐사라는 일은 너무 막연한 목표를 추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우주탐사의 많은 부분은 다양한 형태로 외계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연구하는 것이고 외계지적생명체탐사는 그 다양한 형태 중 하나일 뿐이다. 실제로 외계생명체를 찾는 일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과학자들은 SETI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는 몇 명뿐이다.

행성 과학자들은 태양계 천체들을 관측하거나 무인 탐사선을 보낸다. 그들은 생명체 존재의 직접적인 증거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는 그곳의 환경을 연구하여 그곳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지 연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주생물학을 연구하는 많은 과학자들은 생명의 본질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지구에서의 생명의 기원을 연구하기도 한다. 지구에서 어떻게 생명체가 탄생했는지를 이해한다면 다른 곳에서도 생명체가 탄생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은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별과 그 별의 중심을 돌고 있는 행성을 찾고, 우리가 망원경을 통해서만 연구할 수 있는 세계에서 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 모든 노력은 이 우주에 과연 우리밖에 없을까라는 가장 궁극적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한 것이다.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찾게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아직은 아무런 확실한 증거도 없다. 하지만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강환 / 국립과천과학관 전시운영과 연구사

서울대학교 천문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영국 켄트대학교에서 왕립학회 연구원으로 우주망원경 자료분석 연구를 수행하였다. 현재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연구사로 일하고 있으며 천체투영관과 천체관측소 등 천문분야 교육프로그램과 전시관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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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반짝이는 수많은 별은 아무런 규칙 없이 흩어져 있는 듯하다. 하지만 별을 오랫동안 관측해 보면 몇 가지 특징을 알 수 있다. 상대적으로 항상 같은 위치에 고정돼 있는 별이 있는가 하면 해와 달, 행성들처럼 별자리 위에서 서서히 위치가 변하는 천체들도 있다. 문명이 생기면서 인류가 가장 먼저 한 과학적 활동 중 하나는 천체의 운행을 살펴 계절과 시간의 흐름을 이해한 것이다. 역사가 기록되기 이전부터 인류의 조상들은 하늘을 관찰해 천체 운행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문명이 생기면서 인류가 가장 먼저 한 과학적 활동 중 하나는 천체의 운행을 살펴 계절과 시간의 흐름을 이해한 것이다. <출처: (CC) European Space Agency>

   

별자리를 보고 계절을 예측한 이집트인들

사람들은 일찍부터 계절 변화가 천체의 운행 주기와 깊이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별자리 위에서 움직이는 태양의 위치를 살피면 계절의 변화를 미리 예측할 수 있음을 파악했다. 이집트인들도 초저녁 해가 진 직후 북쪽 지평선 위에 놓여진 북두칠성의 모양이나 북쪽 하늘 위로 지나가는 별자리를 보고 봄이 시작되는 것을 알아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항상 관측하던 별은 행성을 제외한 별들 중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였다. 기원전 4,000년 이전부터 사람들은 시리우스가 고대 이집트의 생명줄인 나일강이 범람하는 시기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일강은 매년 6월 초가 되면 주기적으로 범람했다. 이 때 나일강 상류에서 흘러내리는 물과 함께 엄청난 양의 비옥한 흙이 떠 내려와 나일강 삼각주를 덮었다. 때문에 이곳에 곡식을 심으면 특별히 거름을 주지 않아도 많은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었다.

시리우스는 하루에 한 번씩 동쪽 지평선에 떠올라 서쪽으로 진다. 매일 떠오르는 시리우스가 '언제' 떠오르느냐가 계절과 관련이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태양이 떠오르기 직전에 시리우스가 동쪽 지평선에 나타나면 곧 나일강의 범람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았다. 365일이 지나면 또 다시 똑같은 현상이 반복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 시리우스의 구상도. 오른쪽의 푸른 별은 시리우스의 동반성(同伴星)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만든 달력의 원리

이처럼 고대 이집트인들은 한 달의 길이를 30일로 하고 1년의 길이를 365일로 하는 최초의 태양력을 사용했다.(이집트인들은 달을 관찰해 달의 모양이 완전히 바뀌는 주기가 약 29일 13시간 정도라는 것을 알았다. 달의 모양이 바뀌는 주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한 달의 길이 단위로 쓰였다.) 이들은 1년의 길이를 3개의 계절로 나눴다. 나일강이 범람하는 시기를 '아케트(Akhet)', 물이 빠져서 파종하는 시기를 '페레트(Peret)', 곡식이 자라고 추수하는 시기인 여름철은 '쉐무(Shemu)'라 정했다. 각 계절을 30일이 한 달 단위로 된 네 달로 배열하고 한 달은 다시 1주에 10일씩 3주로 나눠서 구성했다.

   

춘분점은 천구의 적도와 황도가 만나는 점이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달력과 비교하면 '아케트(Akhet)'는 '6월 15일~10월 15일 경', '페레트'는 '10월 15일~2월 15일 경', '쉐무'는 '2월 15일~6월 15경'에 해당한다. 한 계절은 4달, 1 년은 12달이며 1 년의 날짜 수는 360일이었다. 360일과는 별도로 5일은 당시 종교적 대상으로 믿던 '오시리스(Osiris)', '이시스(Isis)', '호루스(Horus)', '네프티스(Nephthys)', '세트(Seth)' 라는 신의 생일을 축하하는 축제일로 정했다. 이와 같이 360일과 5일을 합쳐 1년의 길이를 총 365일로 정해 사용했지만 오늘날과 같이 4년마다 별도로 윤년

을 두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달력의 1년이 시작되는 날이 4년마다 하루씩 밀려나게 돼 고왕국 말기쯤(기원전 2,081년경)에는 무려 5개월이나 밀려났다.

이때 사용하던 달력은 정확히는 태양력이 아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우선 지구의 적도를 하늘에 연장해 생기는 면을 '천구

의 적도'라 하고 태양이 별자리 위를 운행하는 경로를 '황도'라 한다. 황도와 천구의 적도가 만나는 점이 두 군데 있다. 그 중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교차되는 점을 '춘분점'이라 한다.

   

태양이 황도 위에 있는 점에서 출발해 황도를 따라 운행하다가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지구의 공전 주기로, '1항성년'이라고 한다. 그 길이는 약 365.2564일로 365일 6시간 9분 정도다. 우리가 달력에서 사용하는 1 년의 길이는 태양이 춘분점에서 출발해 황도를 따라 운행하다가 다시 춘분점의 위치로 되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이를 '1태양년'이라 하는데 약 365.2422일로 365일 5시간 49분 정도다. 1항성년과 1태양년의 차이는 약 20분 정도로 항성년이 약간 길다(지구의 세차운동으로 태양년의 기준이 되는 춘분점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대 이집트 달력은 태양이 황도 위의 고정된 위치에서 출발해 다시 그 자리로 되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사용했다. '1항성년'을 1년으로 사용한 것이다.

율리우스역에서 현재의 달력이 되기까지

태양의 운행으로 만든 고대 이집트력은 거의 변화없이 사용됐다. 기원전 46년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BC 100년~BC 44년)는 달력을 고칠 때 고대 이집트의 태양력을 도입했다. 당시 로마가 사용하던 달력은 1태양년의 길이가 부정확한 것을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귀족들이 멋대로 달력을 운용해 1년의 길이가 67일이나 어긋나는 일까지 생겼다. 율리우스는 달력을 고칠 때 세계 학문의 중심지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동하던 유명한 천문학자 소시게네스(Sosigenes, ? ~ ?)에게 자문을 받았다. 그는 이집트에서 사용되던 달력을 바탕으로 만든 태양력으로 달력을 고치도록 제안했다.

율리우스는 1년의 길이를 365.25일로 하고 춘분날을 3월 23일로 정했다. 매년 춘분날이 같은 날이 되도록 만들기 위해 4년마다 2월의 날수를 하루 더해 윤년을 두었다. 이 달력을 '율리우스력'이라 하는데 기원전 46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하던 태양력이 원조인 율리우스력은 로마를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됐고, 현재의 달력인 태양력을 사용하게 된 계기가 됐다. 율리우스력은 1태양년 길이가 실제보다 11분 12초가 길기 때문에 128년이 지나면 하루의 차이가 생긴다.

   

그레고리력의 도입을 축하하는 모습을 표현한 조각. 교황 그레고리 13세의 무덤에 새겨져 있다. <출처: (CC) Rsuessbr at Wikipedia.org>

   

실제로 1582년이 됐을 때는 13일 정도의 차이가 생겨 춘분날이 3월 10일로 옮겨갔다. 당시 교황이었던 그레고리오 13세(Gregorius XIII. 1502~1585)는 종교적 행사로 지키는 부활절의 날짜가 제정 당시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달력을 개정했다. 우선 1년의 길이를 실제의 길이와 거의 같게 365.2425일로 사용하기 위해 100년마다 윤년을 1회씩 줄여 400년간 97회의 윤년을 두었다. 또한 춘분날을 3월 10일에서 부활절 제정 당시의 날짜인 3월 21일로 돌아오게 했다. 이를 위해 1582년에는 10월 4일 다음날을 10월 15일로 정해 사용했다. 이 달력을 '그레고리력'이라 한다.

고대 달력의 변천사. 이집트력 → 율리우스력 → 그레고리력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인 태양력의 근원은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하던 달력이다. 이집트인들은 처음엔 달의 운행만을 고려해 만든 달력을 사용했으나 시리우스의 움직임과 나일강의 범람 등을 관찰하며 태양력을 쓰게 됐다. 이때 만들어진 태양력이 율리우스력에서 그레고리력으로 두 번에 걸쳐 개정되며 지금의 달력에 이르게 됐다. 지금의 태양력은 이집트인들이 나일강의 주기적인 범람과 시리우스의 이동을 관찰해 얻어낸 과학의 산물인 것이다.

  • 윤년
    역법과 실제 우주년 또는 계절년을 맞추기 위해 여분의 하루, 주, 또는 달을 끼우는 해.
  • 천구
    천체를 관측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하늘에 무한대의 구면을 설정해서 만든 가상의 하늘.

    이용복 / 서울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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