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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는 요즘 들어 뉴스나 각종 미디어를 통해 우리 귀에 심심치 않게 들리는 화학물질 중 하나이다. 왜 그렇게 주목을 받고 있을까? 첫 번째 이유는 아마도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누명(?)을 혼자서 뒤집어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탄산음료를 즐겨 마시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가스이기 때문이다. 우리 생활에 밀접하다는 이유 외에도 이산화탄소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존재이다. 왜냐하면 우리 몸을 흐르는 혈액의 pH를 일정하게 하는 데 이산화탄소가 매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독성이 없어 생활에서 많이 이용하는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와는 달리 이산화탄소는 비교적 높은 농도 범위에서 특별한 독성을 나타내지 않아서 생활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각종 탄산음료를 만들 때 이산화탄소를 이용한다. 대표적인 탄산음료인 콜라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약 2.5기압 정도이다. 화학자들이 좋아하는 농도인 몰농도(M : mole/Liter)로는 약 6.4x10-2 M이다. 실온에서 이산화탄소의 용해도는 1,449 mg/L로 산소의 용해도 8.273 mg/L보다 크다. 즉, 산소보다 물에 더욱 잘 녹는다. 그 이유는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을 때 화학반응이 진행되면서 탄산(H2CO3)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실온에서 기체로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78oC 이하로 온도를 낮추면, 고체인 드라이아이스로 변한다. 드라이아이스는 저온의 실험조건을 만들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냉매이다. 공연 중인 무대에서 가끔 은은하게 퍼지는 흰색의 기체를 볼 수 있는데, 그 기체는 드라이아이스(고체 이산화탄소)가 기체 이산화탄소로 승화하는 현상을 이용해서 만든다. 보통 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산화탄소 기체가 눈에 보이는 이유는 승화하는 차가운 이산화탄소 주변에 존재하는 수증기가 작은 물방울로 응결하고, 응결한 물방울에 의해서 빛이 산란되어 흰색의 구름(?)으로 보인다.

   

승화하는 드라이아이스. 드라이아이스는 표준상태에서 승화를 하는

성질이 있다. <출처 : Shawn Henning at en.wikipedia.com>

   

콜라 캔을 딸 때 발생하는 거품, 이산화탄소의 용해 평형으로 설명할 수 있어

콜라나 샴페인과 같은 탄산음료를 만들 때에는 이산화탄소가 꼭 필요하다. 음료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면 물과 반응을 하여 탄산이 형성된다. 이산화탄소를 계속 넣어주면, 수용액 내 탄산의 농도가 일정한 값에 도달하게 되고, 이산화탄소는 더 이상 녹지 않는다. 수용액에 있는 탄산과 이산화탄소는 동적(dynamic) 평형상태에 도달한다. 다시 말하자면 동적 평형상태에 도달했다는 것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이산화탄소로부터 탄산이 생성되는 속도와 탄산이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되는 속도가 같아졌다는 의미이다. 만약에 이산화탄소의 압력을 더 높이면 이산화탄소는 더 녹게 되어 탄산의 농도가 증가하고, 반대로 이산화탄소의 압력을 줄이면 음료 중의 탄산이 분해되어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음료에 있는 탄산 농도와 이산화탄소 압력의 크기는 처음과 달라지고, 새로운 평형에 도달하게 된다. 평형상태에서 이산화탄소의 압력과 탄산 농도의 비는 일정한 온도와 압력 조건에서 상수(일정)이며, 이 값을 평형상수라고 부른다.

   

콜라에 설탕 입자를 넣으면, 이산화탄소가 생성되는 반응이 폭발적으로

일어난다. <출처 : Michael Murphy at en.wikipedia.com>

   

콜라 캔을 따는 순간에 이산화탄소의 압력은 대기압과 같아지면서, 그동안 유지하던 평형이 깨진다. 갑자기 콜라 캔 내부에서 일정하게 유지되던 이산화탄소의 높은 압력이 대기압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새로운 평형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음료 중에 있던 탄산이 분해되어 이산화탄소가 생성되어야만 한다. 그 동안 높은 압력 때문에 참고(?) 녹아 있던 이산화탄소가 한꺼번에 탈출하면서 동시에 아까운(?) 콜라까지 캔 밖으로 밀쳐내는 것이다.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반응과 관련된 또 다른 변수는 온도이다. 냉장한 콜라 캔을 열면 실온에 있었던 콜라 캔에서 일어나는 콜라의 넘침 현상을 볼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이산화탄소 역시 다른 기체와 마찬가지로 낮은 온도에서 용해도가 커서 더 많이 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차게 보관한 콜라라 할지라도 캔을 열고 나서 곧바로 설탕과 같은 작은 입자를 넣으면 콜라가 넘친다. 그것은 설탕 입자를 매개체로 하여 이산화탄소의 생성 반응이 폭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넘쳐 흘러서 끈적거리는 콜라를 기꺼이 청소하려는 자세를 가진 호기심 많은 사람은 한번 실험을 해보아도 좋을 듯하다.

   

지구에 포함된 이산화탄소가 보여주는 다양한 화학반응

지구가 처음 생성되었을 때, 대기에 포함된 이산화탄소의 양은 지금보다 훨씬 많았다.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에 이산화탄소의 양은 줄어들었다. 첫째 이유는 생물의 광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반응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화학반응을 통해서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서 지구 곳곳에 숨어 저장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화학반응의 대표적인 예가 산호초를 비롯한 대리암의 주요 성분이 되는 탄산칼슘(CaCO3)이다.

이산화탄소는 긴 세월 동안 바닷물에 녹아 탄산칼슘으로 변하였고, 탄산칼슘의 성분이 모여 대리암이 되었다.

그림은 미국 유타에 있는 거대한 대리암층이다.

   

화산의 분출과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는 물론 동식물이 호흡하는 과정을 통해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는 매년 약 2,000억 톤 정도라고 추정한다. 또한 인간이 산업활동을 하면서 발생시키는 양은 약 100억 톤 미만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인간이 화석연료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쓰는 한 지속적으로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역에 따라서 약간의 오차가 있지만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약 390ppm 정도이다. 비가 내리면 대기 중에 있던 이산화탄소가 빗물에 녹게 된다. 그러므로 이산화탄소가 녹은 자연산 빗물은 pH가 5.6인 약한 산성을 띤다. 따라서 우리가 산성비라고 부르는 비는 측정한 빗물의 pH가 자연산 빗물의 pH보다 낮은 경우를 말한다.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있는 탄산이온(CO32-)은 칼슘 또는 마그네슘 이온과 결합하여 물에 거의 녹지 않는 탄산칼슘(CaCO3)과 탄산마그네슘(MgCO3)을 형성한다. 반면에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을 때 생기는 또 다른 이온인 탄산수소이온(HCO3-)과 결합한 칼슘과 마그네슘 이온은 각각 물에 녹는 탄산수소칼슘(Ca(HCO3)2), 탄산수소마그네슘(Mg(HCO3)2)을 형성한다. 물에 녹는 탄산수소칼슘이 포함된 용액을 가열하면 아래와 같이 이산화탄소와 탄산칼슘이 만들어진다.

이런 반응 때문에 물을 끓이는 데 오랫동안 사용한 주전자의 벽에는 흰색의 탄산칼슘 고체가 붙어 있다. 석회석 지층에서 흐르는 물이 탄산수소이온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데, 이 지역의 지하수를 끓여보면 흰색의 고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주전자에 붙어서 잘 떨어지지 않는 이 성가신 고체를 닦아내고 싶다면, 주전자에 물을 넣고 식초(산)를 약간 첨가한 후 가열하면 흰색 고체가 물에 녹아 쉽게 닦인다. 이는 넣어준 식초와 반응하여 주전자 벽에 붙어 있는 탄산칼슘(또는 탄산마그네슘)이 물에 녹는 탄산수소칼슘(또는 탄산수소마그네슘)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화학지식을 조금만 알아두면 힘을 덜 들이면서 오래 사용한 주전자를 깨끗하게 닦을 수 있다.

자연에서도 위에서 설명한 반응이 일어나는 예를 찾아볼 수 있다. 바로 대리암이 산성비에 녹는 현상이다. 탄산칼슘이 주성분인 대리암이 산성비와 반응하여 물에 녹는 탄산수소칼슘으로 변한다. 이때 산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빗물과 반응하여 형성한 탄산이다. 결국 위에 적은 화학 반응식의 역반응이 대리석 표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표면에서 생성된 탄산수소칼슘은 물에 잘 씻겨 내려가므로, 산성비가 내리는 지역에 방치된 대리암 조각은 흉측한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석회동굴의 생성이라든지 석순과 종유석의 생성과 소멸에 관련된 일들은 온도와 이산화탄소의 압력에 의존하여 위 두 가지 반응 중, 어느 쪽으로 진행되느냐의 문제로 볼 수 있다.

몸 속에 포함된 이산화탄소, 혈액의 pH 유지에 중요한 구실을 해

   

인간을 비롯한 동물은 대사과정에서 생성한 이산화탄소를 호흡으로 배출하고, 산소는 들여 마신다. 몸 속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는 혈액의 pH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완충작용을 하는 중요한 화학물질이다. 혈액은 pH가 7.3~7.4 정도이며, 동시에 완충 용액(buffer solution)이다. 혈액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는 탄산과 평형을 이루고 있고, 또한 탄산은 탄산수소이온과 또 다른 평형을 유지한다.

그러므로 이산화탄소탄산탄산수소이온은 서로 평형으로 연결되어 있는 출신(?)이 같은 화학물질이다. 대사과정에서 탄산이 혈액에 너무 많아지면 이산화탄소로 분해되고, 호흡하면서 몸 밖으로 배출되기에 탄산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과량의 탄산수소이온은 콩팥을 통해서 몸 밖으로 빠져나가서 일정한 농도를 유지한다. 그 결과 혈액의 pH가 일정해진다.

   

탄산음료 속에 들어있는 이산화탄소 방울을 확대한 그림

   

디카페인 커피를 만들 때 사용하는 이산화탄소 초임계 유체

이산화탄소를 용기에 가두어 놓고 기압과 온도를 조절하면 초임계 상태(super critical state)를 만들 수 있다. 이산화탄소의 압력을 7.4MPa(약 70기압) 이상, 온도를 30oC 이상으로 올리면, 기체와 액체의 특성을 고루 갖춘 유체(fluid)가 된다. 이를 초임계 유체

(super critical fluid)라 한다. 초임계 유체를 용매로 사용하면 물질을 쉽게 더 녹일 수도 있다. 초임계 유체의 확산이나 점성 특성은 기체를 많이 닮았다.

초임계 유체 상태의 이산화탄소 용매는 커피에서 카페인만 추출해 만드는 디카페네이트 커피(decaffeinated coffee)에 쓰인다. 예전에는 커피콩에서 카페인을 추출하는 용매로 이염화메탄(CH2Cl2)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이염화메탄이 최종 생성물인 커피에 많이 잔류할 경우,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어서 대체물질이 필요했다. 그 대체 방식으로 찾아낸 것이 바로 이산화탄소를 초임계 유체 상태를 이용한 공법이다. 이산화탄소 초임계 유체를 이용한 카페인 추출 공법이 일반화되면서 이염화메탄 용매를 이용한 공법은 이제 사라졌다시피 하다. 이산화탄소 유체를 사용하면 실온에서 기체로 변해 증발해 버리므로 커피를 보다 안전하게 마실 수 있다. 당연히 추출 용매로써 이산화탄소 유체의 인기는 좋을 수밖에 없다. 특히 식품이나 제약과 관련된 분야에서 추출 용매로, 화학반응의 새로운 용매로 이산화탄소 유체의 사용을 넓혀가고 있다.

  • 초임계 유체
    초임계 유체(super critical fluid)는 물질이 가지고 있는 임계점 이상의 온도와 압력에 있는 상태를 말한다. 기체와 같이 분산을 하기도 하며, 액체처럼 물질을 녹이기도 한다. 임계점 근처에서는 온도나 압력을 조금만 바꿔줘도 밀도에 큰 변화가 나타나는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초임계 유체를 산업 현장이나 실험실에서 매우 좋은 용매로 사용한다.

    여인형 / 동국대 화학과 교수

       

    원본 위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2746&path=|453|489|&leafId=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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