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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프론

기기류2016. 10. 17. 11:11

세상을 바꾼 발명과 혁신

테플론

원자탄, 프라이팬, 고어텍스의 공통분모

목차

  • 새로운 냉매 물질을 찾아서
  • 창고로 보내진 신기한 물질
  • 군사기밀이 된 테플론
  • "절대 달라붙지 않습니다."
  • 원자탄, 프라이팬, 고어텍스를 만드는 데 공통적으로 사용된 것은 무엇일까? ··· 이 문제에 대한 답은 테플론(Teflon)이다. 테플론은 폴리테트라플루오르에틸렌(polytetrafluoroethylene, PTFE)이란 고분자물질의 상표명에 해당한다. 탄소 사슬이 불소 원자들로 둘러싸여 있는 테플론은 매우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테플론은 거의 모든 화학물질에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안정성이 뛰어나며, 매우 낮은 온도에서도 유동성을 잃지 않는다.

    테플론의 구조

    테플론의 모형

    새로운 냉매 물질을 찾아서

    테플론을 처음 발명한 사람은 미국의 화학자인 로이 플렁킷(Roy J. Plunkett, 1910~1994)이다. 플렁킷은 1936년에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화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굴지의 화학업체인 뒤퐁에 입사했다. 그는 뉴저지 주의 잭슨 연구소에서 냉매 물질을 탐색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당시에 뒤퐁은 제너럴모터스가 특허권을 가진 프레온 가스를 생산하고 있었는데, 이와는 별도로 새로운 냉매 물질을 찾아내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었다.

       

    플렁킷은 테트라플루오르에틸렌(tetrafluoroethylene, TFE)과 염산을 반응시키면 답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뒤퐁은 플렁킷의 실험 계획을 승인했고, 값비싼 재료인 TFE를 50킬로그램이나 제공했다. 플렁킷은 TFE 가스를 1킬로그램씩 나누어 금속 실린더에 채워 넣고 상자에 담은 뒤 영하 80도의 냉장고에 보관했다. 그리고 TFE와 염산의 비율을 달리하면서 새로운 냉매 물질을 찾는 일련의 실험을 실시했다.

       

    그러던 중 1938년 4월 6일에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플렁킷은 이틀 전에 보관해 둔 TFE 실린더 하나를 조심스럽게 꺼내 실험실로 가져왔다. 조수인 잭 리복(Jack Rebok)이 실린더의 밸브에 가느다란 배출관을 연결한 후 밸브를 열었다. 그런데 밸브를 열었는데도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아닌가? 가스 실린더의 밸브를 열면 특유의 '피식'하는 소리가 나야 정상이었던 것이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것일까?

    창고로 보내진 신기한 물질

    처음에 플렁킷은 밸브가 막혔을 가능성을 생각했다. 그러나 작은 금속 조각으로 밸브를 뚫어보아도 여전히 소리는 나지 않았다. 이어 플렁킷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다른 실린더들도 차례차례 확인해 보았다. 그러나 어떤 실린더에서도 가스가 새는 소리는 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실린더마다 무게를 재어보았다. 그랬더니 모든 경우에 실린더 자체의 무게와 이틀 전에 주입한 가스의 무게를 더한 만큼의 값을 정확히 나타냈다.

       

    이제 실린더가 샜을 것이라는 가설은 오류로 판명되었다.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가스는 여전히 실린더 안에 들어 있지만, 상태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해석하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플렁킷은 실린더 하나를 톱으로 자르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랬더니 실린더 안에는 하얀 밀랍 같은 물질이 달라붙어 있었다.

       

    이로써 플렁킷은 기체 상태의 TFE가 중합 반응을 일으켜 고체 상태의 PTFE로 변환된다는 점을 알아냈다. 기체 상태의 TFE가 지나치게 오랫동안 사슬 형태로 보존되는 사이에 중합 반응이 일어났던 것이다. 플렁킷은 TFE의 중합 반응이 일어나는 적절한 압력과 온도를 확인한 후 PTFE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PTFE가 매우 신기한 특성을 지녔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그것을 어디에 사용해야 할지는 알 수 없었다. 결국 PTFE는 뒤퐁의 창고에 보내지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다만 플렁킷이 1941년에 PTFE 제조기술로 특허를 받았을 뿐이었다.

    군사기밀이 된 테플론

    뒤퐁이 등록한 테플론에 대한 상표

    원자탄을 만들기 위해 맨해튼 계획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은 1943년에 난감한 문제에 봉착했다. 핵분열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육불화우라늄(UF6)으로 실험을 해야 했는데, 이 물질의 강한 파괴력 때문에 용기나 관이 닿기만 하면 금세 부서지고 말았다. 이에 원자탄 연구자들은 화학업체에게 도움을 청했고, 뒤퐁은 1938년에 발명된 신기한 물질이 회사 창고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뒤퐁은 수차례의 시도 끝에 원자탄 연구에 사용되는 용기나 관의 표면을 PTFE로 처리하는 데 성공했다. 그 후 뒤퐁은 PTFE의 생산을 가속화하여 미 국방부에 납품했다. PTFE 생산은 군사기밀에 붙여졌고, 암호명은 K416이었다. 뒤퐁은 1944년에 PTFE에 '테플론'이란 상표를 붙이고 이를 등록했다. PTFE가 너무 복잡한 이름이어서 마케팅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테플론이란 명칭의 앞부분은 PTFE에서, 뒷부분은 나일론의 어미에서 가져왔다.

    "절대 달라붙지 않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료되고 1946년에는 테플론의 존재를 공표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그러나 뒤퐁은 테플론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데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뒤퐁은 도료나 절연체와 같은 전문적인 분야에서만 활용 방법을 모색했던 것이다.

       

    테플론이 일반인으로 확산된 데에는 프랑스의 화학자인 마르크 그레구아르(Marc Grégoire)의 공이 컸다. 대단한 낚시꾼이었던 그는 낚싯줄이 엉키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에 테플론을 떠올렸다. 그레구아르는 알루미늄판을 염산으로 부식시킨 다음 테플론을 입혀 보았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알루미늄에 생긴 미세한 흠집들이 테플론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번에는 그레구아르의 부인이 나섰다. 요리사가 직업이었던 그녀는 테플론을 알루미늄 프라이팬에 사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레구아르는 일련의 연구 끝에 테플론 막을 입힌 프라이팬으로 1954년에 특허를 받았다. 그는 1956년에 테팔(Tefal)이란 기업을 설립했는데, 테팔은 테플론과 알루미늄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그레구아르는 "절대 달라붙지 않는 프라이팬 테팔(The Tefal pan: The pan that really doesn't stick)"이란 광고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테팔 프라이팬은 1956년 100만 개, 다음 해에는 300만 개가 팔려나갔다. 1960년에는 크리스마스에 맞추어 미국의 메이시스 백화점을 공략했고, 한 달 만에 100만 개가 넘는 주문을 받았다. 1968년에 테팔은 프랑스 최고의 주방용품 회사가 되었으며, 같은 해에 프랑스의 가전제품 회사인 세브가 테팔을 인수했다.

    테플론의 용도는 어디까지

    테플론의 용도는 고어 부자에 의해 더욱 확대되었다. 아버지인 윌버트 고어(Wilbert L. Gore)와 아들인 로버트 고어(Robert W. Gore)가 그들이다. 윌버트는 뒤퐁의 테플론 연구팀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1957년에 뒤퐁은 테플론 팀을 해체하고 말았다. 윌버트는 45세의 나이로 뒤퐁을 떠나 테플론 전선 사업을 벌였고, 여기에는 장남인 로버트도 참여했다. 1960년대에 들어와 전자공학의 시대가 열리면서 고어 부자의 사업은 확대일로에 들어섰다.

       

    1969년에 로버트는 테플론 막대를 가열하면서 양쪽 끝에서 잡아당기는 실험을 했다. 하지만 테플론은 몇 센티미터 늘어난 뒤에 곧바로 깨어져 버렸다. 그 후 로버트는 실험 조건을 달리하여 수십 차례의 실험을 했고, 결국에는 테플론 막대를 최대한 잡아당겨 얇은 피막을 얻는 데 성공했다. 얇은 테플론 피막은 저항력이 매우 강해서 밀폐용 부품으로 쓰기에 적당했다. 고어 부자는 이러한 테플론 피막에 고어텍스(Gore-Tex)라는 이름을 붙였다.

    고어텍스 원단을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사진

    고어 부자는 테플론으로 케이블 리본을 만들 수 있다면 직물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로버트는 고어텍스로 텐트를 만든 후 그 속에서 지내면서 일련의 현장실험을 수행했다. 결국 로버트는 비는 막아주지만 땀은 배출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진 테플론 피막을 개발하여 1972년에 특허를 받았다. 이제 테플론 피막을 원단에 입혀서 텐트나 겉옷을 만드는 일만 남았다. 1976년에는 고어텍스 텐트, 이듬해에는 고어텍스 우비가 출시되어 날개 돋친 듯이 팔려 나갔다.

       

    테플론이 조리 기구, 전선 절연체, 아웃도어에서만 활약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매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테플론을 소재로 한 인공혈관이나 인공관절로 도움을 받고 있다. 테플론은 레이더망에도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기개발에도 빠지지 않는다. 또한 테플론은 우주복이나 우주선에도 사용되어 달, 화성, 목성 등지를 다녀온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81년에 개항된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압둘 아지즈 국제공항의 천장도 테플론으로 코팅되어 있다.

    참고문헌

  • 마리 노엘 샤를(김성희 옮김), 『세상을 바꾼 작은 우연들』 (윌컴퍼니, 2014년).
  • 발명연구단(이미영 옮김), 『위대한 발명, 탄생의 비밀』 (케이앤피북스, 2009년).
  • 마르틴 슈나이더(조원규 옮김), 『테플론, 포스트잇, 비아그라』 (작가정신, 2004년).
  • 이라 플래토우(김철구 옮김), 『인간의 삶을 뒤바꾼 위대한 발명들』 (여강출판사, 2002년).

    출처

    세상을 바꾼 발명과 혁신, 송성수 표제어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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