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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I

지구별 이야기2016.10.24 16:12

   

'이 우주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다.' 이것은 [코스모스]의 저자인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 1934~1996)의 말이다. 외계지적생명체 탐사를 다룬 영화 '콘택트(Contact, 1997)'에도 소개된 바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우주 어디엔가 우리와 같은, 혹은 우리보다 더 뛰어난 문명을 갖춘 외계생명체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근거로 사용되기도 한다.

SETI, 외계지적생명체탐사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 (Carl Edward Sagan, 1934 ~1996). 세계적 베스트셀러 [코스모스]의 저자로 유명.

   

칼 세이건의 말대로 우주는 너무나 넓고 우주에는 너무나 많은 별이 존재한다. 태양계가 속해있는 우리은하에는 태양과 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 최소 천억 개가 있다. 만약 별을 1초에 하나씩 센다면 약 3,200년이 걸리는 엄청난 숫자다. 또한 이같이 엄청난 별을 가진 우리은하와 같은 은하가 또 천억 개가 있다. 이 별들에 딸려있는 지구와 같은 행성의 숫자까지 고려해보면 우주의 지적생명체가 지구에만 존재한다고 믿는 것은 너무나 불합리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지금 70년 이상 동안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을 우주로 보내고 있다. 이 신호들은 빛의 속도로 우주로 나아간다. 지구에서 70광년 이내의 거리에 충분히 강력한 전파망원경을 가지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우리의 오래된 TV 프로그램을 보고 있을 수도 있다. 100년이 지나면 우리의 신호들은 170광년까지 가게 된다. 수십만 년이 지나면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우리은하에 있는 모든 존재가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때쯤 우리는 이미 사라지고 없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이미 우주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겨놓은 것이다.

   

우리와 유사한 문명을 가지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들에게도 과학이 있을 것이고,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연의 법칙들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들도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만들었을 것이고 원거리 통신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존재를 외부에 알리고 있는 것이다. 외계지적생명체탐사(SETI, Search for Extra Terrestrial Intelligence)는 바로 이런 흔적을 찾는 것이다.

외계지적생명체탐사의 방법

   

외계지적생명체탐사(SETI) 소개 동영상 <출처: 국립과천과학관>

   

SETI 연구자들은 가끔 다른 종류의 망원경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주로 전파망원경으로 외계 생명체가 우주로 보내었을 수 있는 신호들을 찾고 있다. 1960년 프랭크 드레이크(Frank Drake)가 가까이 있는 두 개의 별 주변에서 오는 신호를 찾는 시도를 한 것이 공식적인 SETI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외계신호 탐사는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큰 전파망원경을 사용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고, 정부가 SETI에 예산을 투입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민간 기부자들이 등장하여 SETI 과학자들은 지금 외계에서 오는 신호를 찾는 일만을 수행하는 전파망원경을 건설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많은 돈을 기부한 폴 앨런(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동 창업한 사람)의 이름을 딴 '앨런 배열 망원경(Allen Telescope Array)'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이미 일부 가동을 시작했다. 모두 완성이 되면 앨런 배열 망원경은 350개의 전파망원경이 동시에 외계 신호를 찾게 될 것이다.

앨런 배열 망원경은 외계 신호를 찾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SETI 과학자들은 앞으로 20년에서 30년 이내에는 외계지적생명체가 보내는 신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물론 이 믿음의 근거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러나, 성공할 확률을 계산하기는 힘들지만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 확률은 0이다.

   

SETI에서 찾는 것은 외계생명체가 의도적으로 보내는 신호

앨런 배열 망원경이 외계 신호를 찾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긴 하겠지만 아직 우리의 기술에는 한계가 있다. 사실 현재 우리의 기술로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TV나 라디오 신호가 가장 가까운 별에서 오고 있다 하더라도 받을 수가 없다. 신호가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 SETI에서 찾는 것은 누군가가 우리를 향해 의도적으로 보내고 있는 강한 신호이다. 다시 말하면 현재로서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 하는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그들 역시 외부 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신호를 보내기도 했을 것이라는 가정이 포함되어 있다. 왜냐하면 우리도 역시 그런 신호를 보낸 적이 있기 때문이다. 1974년, 과학자들은 지름 300m의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에 있는 강력한 레이더 송신기를 이용하여 구상성단 M13을 향해서 3분간 신호를 보냈다. 이 성단에는 수십만 개의 별이 있으므로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방향으로 전파망원경을 겨냥한다면 우리가 보낸 신호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M13은 21,000광년 떨어진 곳에 있으므로 신호가 도착하기까지 21,000년이 걸리고 지구로 답장이 오는데 다시 21,000년이 걸린다. 신호를 서로 주고받기는 어렵겠지만 만일 먼 미래의 누군가가 우리의 신호를 받는다면 그들에게는 우주에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외계지적생명체탐사

   

SETI 프로젝트는 1992년에 NASA에서 공식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적이 있지만 의회의 반대로 1년 만에 취소되었다. 그만큼 정부의 지원으로 진행되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후 해외에서는 민간 기부자들의 도움으로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개관한 국립과천과학관에 설치된 지름 7m 전파망원경을 이용하여 교육 목적으로 SETI 관측을 시작한 것이 처음이다. 이후 2009년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서울, 울산, 제주에 있는 지름 21m 전파망원경을 이용한 '세티 코리아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SETI는 UFO 연구?

많은 사람들이 외계생명체라고 하면 흔히 UFO를 떠올린다. 그러나 UFO가 외계생명체의 비행체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별까지의 거리는 약 4.2광년으로 빛의 속도로도 4년이 넘게 걸리고, 현재 우리의 기술로는 7만 년 이상이 걸리는 거리다. 그 정도 이상의 거리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수준의 생명체라면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형태의 비행물체를 이용하지도 않을 것이고, 실수로 흔적을 남길 가능성도 거의 없다. 특히 외계 생명체의 비행체가 추락을 하거나 인간을 납치하여 생체 실험을 할 가능성은 더더욱 낮다.

   

국립과천과학관에 설치된 지름 7m 전파망원경.

   

다양한 형태의 외계생명체 연구

어떻게 보면 외계지적생명체탐사라는 일은 너무 막연한 목표를 추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우주탐사의 많은 부분은 다양한 형태로 외계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연구하는 것이고 외계지적생명체탐사는 그 다양한 형태 중 하나일 뿐이다. 실제로 외계생명체를 찾는 일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과학자들은 SETI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는 몇 명뿐이다.

행성 과학자들은 태양계 천체들을 관측하거나 무인 탐사선을 보낸다. 그들은 생명체 존재의 직접적인 증거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는 그곳의 환경을 연구하여 그곳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지 연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주생물학을 연구하는 많은 과학자들은 생명의 본질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지구에서의 생명의 기원을 연구하기도 한다. 지구에서 어떻게 생명체가 탄생했는지를 이해한다면 다른 곳에서도 생명체가 탄생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은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별과 그 별의 중심을 돌고 있는 행성을 찾고, 우리가 망원경을 통해서만 연구할 수 있는 세계에서 생명체를 찾을 수 있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 모든 노력은 이 우주에 과연 우리밖에 없을까라는 가장 궁극적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한 것이다.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찾게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아직은 아무런 확실한 증거도 없다. 하지만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강환 / 국립과천과학관 전시운영과 연구사

서울대학교 천문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영국 켄트대학교에서 왕립학회 연구원으로 우주망원경 자료분석 연구를 수행하였다. 현재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연구사로 일하고 있으며 천체투영관과 천체관측소 등 천문분야 교육프로그램과 전시관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원본 위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5895&path=|453|491|&leafId=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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