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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과 질서

상태와 변화2016. 10. 24. 16:08

일리아 프리고진 [질서와 혼돈]

   

1. 작가 소개

일리아 프리고진(I. Prigogine) 1917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1922년 가족과 함께 베를린으로 갔다가 나치의 대두를 보고 브뤼셀로 옳긴 벨기에의 과학자이다. 그는 브뤼셀 대학을 졸업 후 1941년 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51년부터 이 대학에 교수로 있으며, 물리학화학 연구소장 및 텍사스 대학 통계열역학센터 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비가역과정(非可逆過程)의 열역학을 체계화하고, 산일구조(散逸構造)의 개념을 제출하여 거기서부터 요동을 통한 질서형성을 연구하는 등, 비평형개방계의 물리학화학을 일관적으로 추구하였다. 비평형열역학의 기본을 이루는 산일함수를 체계화한 업적으로 1977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하였다.

   

2. 책의 소개

우리들의 세계 개념은 우리가 자각하고 있는 것보다 물리학으로부터 매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뉴턴과 그의 역학의 계승자들은 우주를 예측할 수 있는 일정한 규칙에 따르는 시계와 같은 것으로 인식한다. 그러한 인식에 따르면 정치, 경계 혹은 심리학마저도 일정한 법칙의 지배하에 있다. 즉 우리를 통치하는 자를 위대한 시계 직공처럼 인정하는 것이 된다.

일리아 프리고진은 우주의 기계론적 견해에 과학성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17세기에 만들어진 뉴턴 이론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인데 유감스럽게도 학교에서 아직 이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에야말로 확률에 바탕을 둔 현대 물리학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질서가 있는 듯이 보이는 것도 본질적으로 불확정한 혼돈에 불과하다. 현세는 시계나 시계공과 같은 것이 없다. 세계는 우발적이며, 혼돈스럽고 예측 불가능이다. 그래서 그는 물리학도 인문과학처럼 우연의 총화(總和)가 된다고 말한다.

   

3. 읽어보기

(1)우주는 이젠 시계가 아니라 혼돈이다

학교에서 태연히 가르치고 있는, 고전적 모델에 의하면, 우주의 법칙은 단순하고 대칭성(對稱性)을 가지고 있으며 결정론적이다. 그러고 가역성(可逆性)이 있다. 시계는, 예측할 수 있는 일정한 운동을 계속할 수 있다는 뜻에서, 우주의 상징적인 표현이 된다. 이 도시에서는 물질이 법칙에 따르지만, 인간은 그와 반대로 자유이다. 이것은 데카르트의 이원론(二元論)적 입장이며, 서양 철학의 특징이기도 하다.

여기서부터, 역사나 심리학과 같은 인문 과학과 정밀 과학을, 우리들의 문화가 구분하게 되었다. 전자(前者)에서는 시간과 사상(事象)이 본질적인 역할을 하고, 후자에서는 법칙이 시간을 초월한다.

1920년대의 초기에 과학계는 이 도식이 양자 역학에 의해 변혁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전자의 영역에서 고전물리학이 효력을 얻지 못하고, 우리들은 불확실한 세계로 들어간 셈이다.

물질의 구조는 결정론적 법칙이 아니라 확률 모델에 의해서 확정되게 되었다. 처음 학자들 사이에서는 그들이 신봉하는 결정론의 우주에 섭동(攝動)이 인정되었을 때, 그것은 인간의 측정에 의해 생겼다는 해석이 압도적이었다. 불안정을 일으킨 것은 관측자라고 믿은 것이다.

그러나 그는 20세기 말엽의 현재, 물질은 불완전하며, 불변하다고 믿어 왔던 우주에도 역사가 있다는 것을 우리들은 알게 되었다고 단언한다.

<물리학의 세계는 시계가 아니라, 예상할 수 없는 혼돈이다!>고 그는 주장한다.

원인과 결과의 필연적인 연쇄(連鎖)를 기본으로 하는 결정론적인 학설은 모두, 확률 계산으로 차츰 자리바꿈이 된다. 분명히 약 5백만 년 후의 지구의 위치를(뉴턴 학파의 고전적 도식을 바탕으로) 예언할 수 있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 안정된 주기운동이 예외에 속한다는 것도 판명되었다. 사실 대부분의 동력학(動力學) 체계는 불안정하다. 프리고진은 눈에 띄는 단순한 한 예로서 기상학을 들었다.

   

(2) 나비()의 효과는 자연을 예측 불허로 만든다

프리고진은 의문을 던진다. 지난 1세기 동안 혜성(慧星)의 통과는 예측할 수 있는데, 어째서 다음주의 기후를 예측할 수 없느냐고.

기상관(氣象官)은 완전한 예측을 세워도 기껏해야 4일 미만의 예보밖에 할 수 없다. 개량된 관측기기를 손앞에 둔다면, 1주일 후나 1개월 후의 일기예보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세론(世論)은 믿고 있다. 그것은 잘못이다. 기후는 본질적으로 예측 불능이다. 불확실한 사상(事象)을 총계한 결과인 것이다. 결국 이것도 불안정한 동력학(動力學) 체계에 속한다. 그 의미는 지구의 어느 한 곳에서 극히 작은 변동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을 "나비의 효과"라고 부른다. 북경에서 나비의 날개짓으로 가벼운 미풍이 생기면 그 바람이 전해져서, 캘리포니아에 태풍이 일어난다는 말이다.

프리고진의 학설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기본적인 예로, 화폐 이야기가 있다. 동전을 던져서 안 쪽이냐 바깥 쪽이냐를 맞추는 게임을 해 보면, 동전이 떨어졌을 때에 나오는 면은 안이나 바깥이나 같은 빈도이다. 가령 컴퓨터를 사용해서 동전 운동의 전 단계를 계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라.

   

(3)프리고진은 '계산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동전은 반드시 불확실한 영역, 면이 바꿔는 영역을 통과해야 되기 때문에 불안정한 동력화 체계에서는 '안'이 나올 것 같은 최초의 조건과 '바깥'이 나을 것 같은 최초의 조건이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성서에 기록된 역사의 유명한 예를 빌려 보자. 요셉이 고대 이집트 왕에게 예언한 일곱 마리의 살찐 암소 뒤에, 말라빠진 일곱 마리 염소가 나타나는 이야기이다(구약성서 창세기 제41). 나일강의 증수(增水)는 수천 년 전부터 측량되어 왔다.

컴퓨터로 분석하면 그 증수는 예측불능이며, 당연하게도 혼돈하게 되어 있다. 증권거래소의 현상도 '나비의 효과'와 동질이다. 예를 들어 도쿄(東京)의 증권 거래소의 작은 증권 거래량이 뉴욕에서의 전면적인 대폭락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 이 대폭락도 역시 당연하게도 예측 불능이다.

이러한 에피소드에서 보면 (이 밖에도 설득력있는 사례가 얼마든지 있지만 프리고진은 삼가고 있다) 결정론적인 세계관은 끊어져 간다. 요컨대, 우연성은 물리학적 현실의 불가능한 일부이다. 물질에는 생명과 같이 사상(事象)에 좌우되는 성질이 있다. 아인슈타인이 믿고 있던 것과는 반대로 프리고진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한다'고 생각한다

   

(4)질서는 어떻게 혼돈에서 생긴 것일까

결정론적 법칙에 대신하여 우연성이 편재(遍在)하는 데 관해서 학자는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

프리고진은 경탄스럽다고 대답한다. 혼돈이, 역시 질서 있는 구조로 귀착되는 데에 학자는 놀라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이미 가장 놀랄 만한 일은 이 대우주 속에서 우리들이 얼마만큼의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혼돈에서 태어난 질서라는 프리고진의 표현은 근대과학을 가장 잘 요약하고 있고, 모든 전문 분야에 통용된다고 한다.

그는 특히 물리화학 분야에서, 이른바 산일구조(散逸構造)를 발견했다. 산일구조는 결정과 같은 폐쇄적인 평형계의 질서와는 반대로, 외계와 에너지나 물질을 끊임없이 교환하는 개방계에서는 정적(靜的)인 평형 상태를 얻지 못하고, 동적인 질서를 갖는 정상상태(定常狀態) 혹은 시간적으로 지속되는 진동상태(振動狀態)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거시적(巨視的)인 질서 구조를 가리킨다. 화학적인 비평형 상태는 반드시 무질서로 통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완전히 질서 잡힌 조직이나 구조를 자연 발생적으로 출현시킨다. 이 구조를 산일(散逸)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 구조가 앞 조직과 대체되는 데 있어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 산일하기 때문이다.

그는 전통적인 물리학이 질서와 평형구조를 같은 것으로 간주했다.

이 개념의 모델은 결정이다. 반대로 비평형 상태를 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비평형 상태가 질서나 무질서에 모두 통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분명히 추상적이지만 본질적인 사항이다. 왜냐하면, 우리 우주 전체는 혼돈, 질서, 혼돈, 질서라는 모델에 바탕을 두고 기능하고 있으며, 그 단계마다 대량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5) 일반 원리로서의 혼돈

그런데, 물리화학 반응의 차원에서는 그것이 진실이고 검증할 수도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과연 일반화할 수 있는 것인가? 비평형 구조는 보편적이고 새로운 원리인가, 아니면 단순한 음유(陰喩)인가? 최초의 혼돈에서 태어난(150억년 전의 폭발에 의함) 우리 우주는 은하와 혹성으로 구성되었다. 자연 선택의 우발성(偶發性)에서 생긴 생명마저도 점점 조직화되고, 복잡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경제도 이 모델에 맞추어서 기능하고 있다고 한다. 종합되지 않은 별개의 활동의 모임에서 사회질서와 경제의 진보가 나타난다. 나라들의 운명도 파란을 겪으면서, 대규모적인 변동(군중의 움직임변동)을 거쳐, 언젠가는 새로운 사회 질서에 이르고 그 사회는 거듭 에너지 자원을 필요로 하게 된다.

'혼돈'의 사회적 분석과 정치가의 일반적 연설과의 사이에 큰 틈이 있는 데에 대해서 프리고진은 주의를 촉구한다.

정부의 말은 정말로 상황을 충분히 장악하고 있으며, 올바른 레버를 누르기만 하면 기대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처럼 들린다. 이와 같은 정치 속에다 판단을 가두어 두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이 종합적으로 뒤졌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에 비추어 보아도, 시계처럼 예측 가능한 우주라는 관점은 '프리고진의 모델'과는 항상 상반된다.

그 실례는 얼마든지 떠올릴 수 있다. 사라예보의 테러행위에서 발발한 1914년의 제1차 세계대전은 '나비 효과'의 가장 적절한 예증(例證)이 아닌가?

좀더 가까이로는 1987 10월의 주식 대폭락의 관한 뉴턴학파의 결정론적 설명을 그는 비웃는다. 전문가의 말을 빌린다면, 시세의 저락(低落)은 달러 값이 떨어진 데서 발생했다. 달러 값의 하락은 미국의 무역 적자의 결과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나비 효과'의 하나이다. 딴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폭락은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것을 예측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금융 전문가도 있었는데 그건 단순히 우연히 적중한 데 불과하다.

   

4. 생각하기

프리고진에게는, 질서가 혼돈에서 태어난다는 것은 하나의 법칙이다. 그러나 과학 모델을 이와 같은 사회적 이론으로 이행(移行)시키려는 것은 지나친 일이 아닌가 생각해 보자.

   

원본 위치 <http://cafe354.daum.net/_c21_/bbs_read?grpid=1BVWP&mgrpid=&fldid=JT1C&page=1&prev_page=0&firstbbsdepth=&lastbbsdepth=zzzzzzzzzzzzzzzzzzzzzzzzzzzzzz&contentval=0000izzzzzzzzzzzzzzzzzzzzzzzzz&datanum=44&listnum=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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