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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릴륨

상태와 변화2016. 10. 24. 14:57

   

음악 애호가들은 어떤 재료로 된 떨림판의 스피커를 갖기를 원할까? 어떤 금속을 작업할 때 가장 등급이 높은 방진마스크를 착용해야 할까? X-선 발생장치의 창은 어떤 재료로 만들까? 이들 질문에 대한 답은 '베릴륨'이다. 왜 그런지, 베릴륨은 어떤 원소인지 알아 보기로 하자.

원자번호 4번, 베릴륨

베릴륨

은 원자번호 4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Be이다. 주기율표에서 2족(알칼리 토금속족) 원소

의 맨 위에 있는 은백색 금속이다. 녹주석, 에메랄드, 금록옥 등 여러 보석의 구성 원소이며, 지각에서의 존재비는 매우 작다. 가볍고 단단하며, 경금속 중에서는 녹는점이 가장 높다. 화학적으로는 알루미늄과 비슷한 성질을 보이며, 공기 중에서는 단단한 산화베릴륨(BeO) 피막을 형성한다. X-선과 고에너지 입자를 흡수하지 않고 잘 통과시키기 때문에 x-선관의 창, 방사광 및 입자물리학 실험 장치의 필터나 창으로 사용된다. 다른 금속(특히 구리)과 합금을 만들어 각종 공구와 부품을 만드는데 주로 사용된다. 또한 핵 반응기에서 열중성자 감속제와 반사체로도 이용된다. 베릴륨은 독성이 크다. 베릴륨이나 이의 화합물이 포함된 먼지나 증기가 폐에 들어가면 심각한 폐질환인 베릴륨증(berylliosis)을 일으킨다.

   

원자번호 4번, 베릴륨. 에메랄드는 자연 상태에서 형성된 베릴륨 화합물이다.

베릴륨의 원소 정보.

베릴륨의 발견

베릴륨을 발견한 프랑스 화학자 보클랭.

   

베릴륨은 1798년 프랑스 화학자 보클랭(L. N. Vauquelin. 1763~1829)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광물학자 아유이(R. J. Haüy, 1743~1822)는 리모주(Limoges)산 녹주석과 페루산 에메랄드가 외부 결정 구조, 경도, 밀도가 극히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보클랭에게 이들이 화학적으로 같은 것인지의 여부를 판정하도록 제안하였다. 보클랭은 이들 광석에서 알루미나(Al2O3)와 아주 비슷하나, 과량의 KOH에도 녹지 않고 단맛이 나는 새로운 산화물을 발견하였다. (녹주석과 에메랄드는 모두 화학적으로는 Be3Al2Si6O18이나, 에메랄드에는 약 2%의 크롬이 들어있다.) 1828년에 요소를 합성한 것으로 유명한 독일의 뵐러(F. Wöhler, 1800~1882)와 프랑스의 뷔시(A. B. Bussy, 1794~1882)는 각각 독립적으로 염화 베릴륨(BeCl2)을 금속 포타슘(K)으로 환원시켜 베릴륨 금속을 얻었다.

베릴륨은 알루미늄과 화학적 성질이 비슷하다. 처음에는 베릴륨 산화물의 화학식을 Be2O3로 여기고, 베릴륨의 원자가를 3으로 하여 원자량을 13.7로 계산하였다. 그러나 1869년에 멘델레예프가 주기율표를 제안하면서 베릴륨의 원자가는 2이며, 산화물의 화학식은 BeO이고, 원자량은 9.4(실제는 9.01)라고 바르게 제안하였다.

   

베릴륨 염은 단맛을 내기 때문에, 이를 발견한 보클랭은 그리스어로 달다는 뜻의 'glucus'에서 따와 글루시늄(Glucinium: 원소 기호 Gl)으로 명명하였다. 160년이 지난 1957년에 글루시늄이란 이름은 이를 처음 발견한 광석인 녹주석(beryl)의 이름을 딴 베릴륨(Beryllium)으로 공식적으로 변경되었다.

베릴륨의 원자구조와 원소 성질

베릴륨 원자는 쉽게 2개의 전자를 잃어 헬륨과 같은 안정한 전자배치를 갖는 Be2+가 된다. 화합물에서 산화수는 2이다. 알칼리 토금속 중에서 이온화 에너지와 전기음성도가 가장 크다.

베릴륨은 밀도가 실온에서 1.85g/cm3로 가볍고 녹는점이 1287oC로 높다. 매우 딱딱하나 잘 부서진다. 비열과 열전도도는 크며, 열팽창계수는 작다. x-선과 고에너지 입자를 잘 통과시킨다.

Be 금속은 전기화학적으로 알루미늄 보다 반응성이 크나, 표면에 BeO 산화물 보호 피막을 형성하므로 실제로는 반응성이 비교적 낮다. 덩어리 상태로는 물과 반응하지 않고, 공기 중에서 600oC 이하의 온도에서는 산화되지 않는다. 그러나 Be 분말은 공기 중에서 연소되어 BeO와 Be3N2가 된다. 고온에서는 할로겐 원소(X2), 유황, 암모니아, 탄소와 반응하여 각각 BeX2, BeS, Be3N2, Be2C를 생성한다. 산에 쉽게 녹으며(차가운 진한 질산에서는 산화물 보호 피막이 만들어져 녹지 않는다), 알칼리 수용액에도 녹아 Be(OH)42- 음이온이 되고 수소 기체를 내어 놓는다.

   

베릴륨 염은 단맛을 내기 때문에, 그리스어로 달다는 뜻의 'glucus'에서 따온 글루시늄으로 명명되었다가 1957년 베릴륨을 처음 발견한 광석인 녹주석(beryl)의 이름을 딴 베릴륨(Beryllium)으로 공식 변경되었다. <출처: gettyimages>

   

Be는 거의 모두가 9Be로 존재하나, 우주선에 의해 산소와 질소에서 10Be가 생성된다. 그리고 핵 폭발에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CO2)에 있는 13C가 고속 중성자와 반응하여 10Be가 생성되기도 한다. 10Be은 반감기가 136만년으로 매우 길어 토양에 축적된다. 따라서 이 동위원소는 토양의 침식과 생성을 조사하는데 이용되며, 과거의 핵실험 장소를 나타내기도 한다.

   

베릴륨 화합물

베릴륨은 많은 비금속 원소(H, B, C, N, 할로겐, P, S 등)와 이성분 화합물을 만든다. BeO와 Be(OH)2는 산과 염기로 모두 작용하는 양쪽성 화합물이다. Be 염은 Be(OH)2를 산과 반응시켜 얻을 수 있다. Be(H2O)42+, BeX42- (X는 할로겐), Be(OH)42-처럼 착화합물에서는 4 배위체로 주로 존재한다. 베릴륨은 화학식이 [OBe4(RCOO)6]인 일련의 안정하고 휘발성인 분자 산화물-카복실레이트(염기성 베릴륨 카복실레이트)들을 만드는 독특한 특성을 보인다. 여기서 R은 H, 메틸, 에틸, 프로필, 페닐 등이다. 이들 흰색 결정은 물에는 잘 녹지 않으나, 유기 용매에는 잘 녹는다. 이외에도 Be는 여러 리간드와 다리 걸친 착화물들을 만든다.

   

베릴륨의 생산

베릴륨은 자연계에서는 원소 상태로 존재하지 않고 화합물로 존재한다. 여러 광석이 베릴륨을 포함하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베릴륨 광석은 녹주석이다. 녹주석을 Na2SiF6와 함께 700~750oC로 구운 후, 물로 BeF2를 우려내고, 이것을 pH 12 이상으로 조절하여 Be(OH)2를 침전시키는 방법으로 베릴륨을 추출한다. 베릴륨 금속은 BeF2를 약 1300 oC에서 금속 마그네슘(Mg)으로 환원시켜 얻는다.

BeF2 + Mg MgF2 + Be

또한 BeCl2와 알칼리 금속 염화물의 혼합물을 용융시킨 후 전기 분해시켜 얻을 수도 있다.

   

베릴륨은 구리나 니켈과 고강도 합금을 만든다. 베릴륨 구리로 만든 공구의 모습.

베릴륨 구리, 혹은 니켈 합금은 강도가 높아 강력 용수철 등의 재료로 사용된다. <출처: gettyimages>

   

베릴륨의 용도

베릴륨의 가장 중요한 용도는 구리나 니켈의 고강도 합금을 만드는 것이다. 구리에 0.5~3%의 Be를 첨가하면 강도가 약 6배 증가한다. 베릴륨구리(베릴륨청동)는 비자성이고 단단하며, 열 및 전기 전도성, 내마모성, 내부식성이 좋아, 항공 엔진, 정밀 기계, 각종 전자 제품의 릴레이, 강력 용수철 등의 재료로 사용된다. 또 약 2%의 Be가 들어간 베릴륨-니켈 합금은 용수철, 클립, 전기 연결기 등으로 사용된다. 베릴륨-니켈 합금은 또한 치과용 재료로도 많이 사용되는데, 독성 때문에 최근에 Be 함량을 0.02% 이하로 제한하였다.

원자번호가 작기 때문에, 베릴륨은 X-선이나 다른 고에너지 입자를 잘 투과시킨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베릴륨은 X-선관의 창, 방사광 및 입자물리학 실험 장치의 필터나 창으로 사용된다. 베릴륨은 또한 핵 반응기에서 중성자 감속제와 반사제로 사용된다. 그리고 고온에서도 안정하고 열팽창계수가 적어 방위 산업 및 항공우주 산업의 재료로도 사용된다. 또한 고성능 스피커의 떨림판 재료로도 베릴륨이 사용된다.

베릴륨은 III-V족 화합물 반도체에서 p-형 미량 첨가물로 사용된다. 그리고 산화 베릴륨은 아주 단단하고 녹는점이 높으며, 전기 부도체이면서 좋은 열 전도체이기 때문에, 흔히 고출력 트랜지스터 기판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베릴륨 화합물들은 한 때는 형광등 관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나, 아래에서 소개되는 베릴륨증 때문에 생산이 중단되었다.

   

베릴륨은 원자번호가 작아 X-선이나 다른 고에너지 입자를 잘 투과시켜, X선관의 창 등의 실험장치에 사용된다. <출처: (CC)Deglr6328 at Wikipedia.org>

베릴륨은 고성능 스피커의 떨림판 재료로 사용된다. <출처: gettyimages>

   

베릴륨의 독성

베릴륨 금속 및 이의 화합물은 아주 독성이 강하다. 베릴륨이 들어있는 먼지나 화합물 증기에 노출된 사람의 상당 수(약 20%까지)가 만성 알레르기성 폐질환을 나타낸다.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베릴륨증(berylliosis)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노출 후 몇 주에서 몇 십년까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이 병은 대부분 베릴륨 광산 노동자나 베릴륨 화합물을 포함하는 형광등에 노출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직업성 폐질환이다. 베릴륨의 독성은 Be2+의 강한 배위 능력으로 인해 Mg2+로 활성화되는 효소에서 Mg2+를 Be2+가 치환시키는 것에 기인된다고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베릴륨은 여러 용도에 적합한 아주 좋은 특성을 가진 원소이긴 하지만, 독성이 커서 가급적 사용을 피해야 하고, 사용시에는 엄격한 작업 환경을 마련하여 지키고, 베릴륨이 들어있는 각종 제품도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

  • 수치로 보는 베릴륨
    베릴륨의 지각에서의 존재량은 무게 비로 약 2ppm(암석에서의 농도는 4~6ppm)이다. 표준원자량은 9.0122g/mol이다. 전자배치는 1s22s2이다. 녹는점은 1287oC이고, 끓는점은 2472oC로 높다. (참고로 Be 다음의 2족 원소인 마그네슘의 녹는점과 끓는점은 650oC와 1090oC이다.) 첫 번째 및 두 번째 이온화 에너지는 각각 899.4kJ/mol과 1759.1kJ/mol로 2족 원소 중에서 가장 크다. 실온에서의 밀도는 1.85g/cm3으로 가벼운 금속이다. 25oC에서 비열은 1.82J·g-1·K-1(0.435cal·g-1·K-1)로 크다. 모스 경도는 5,5로 구리의 3보다 월등히 크며, 25oC에서 열팽창계수는 11.3
    μm·m-1·K-1로 구리의 16.5μ
    m·m-1·K-1 보다 월등히 작다. 전세계 생산량은 1998에는 344톤이었으나, 2008년에는 200톤으로 줄었다. 이중 대부분이 미국에서 생산된다.
  • 2족(알칼리 토금속족) 원소
    베릴륨, 마그네슘(Mg), 칼슘(Ca), 스트론튬(Sr), 바륨(Ba), 라듐(Ra)이 이에 속한다. 2족을 2A족이라 하기도 한다. 알칼리 토금속이라 할 때는 보통 베릴륨과 마그네슘을 뺀 나머지 원소들을 일컫는다.

    박준우 / 이화여대 명예교수(화학)

    서울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템플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저서로 [인간과 사회와 함께한 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와 [아나스타스가 들려주는 녹색화학 이야기] 등이 있고, 역서로 [젊은 과학도에 드리는 조언] 등이 있다.

       

    원본 위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contents_id=6153&path=|453|489|&leafId=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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