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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 난류는 보통 제트기류 근처에서 발생한다. 캐나다 상공의 제트기류를 따라 구름이 형성되어 있는 모습.

2012년 6월 4일 대한항공의 보잉 747 여객기가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를 떠나 인천으로 향하고 있었다. 밤이었지만 날씨는 맑았고 비행은 순조로웠다. 그런데 이륙한 지 약 1시간 후 갑자기 비행기가 수직으로 낙하했다.

승객들은 비명을 질렀고 서 있던 승무원들은 천장에 부딪치거나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기체가 심하게 요동치면서 탁자 위의 음식물이 모조리 엎어졌다. 단 5초에 불과했지만 평화롭던 비행기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다행히 비행기는 곧바로 제 고도를 찾았고 인천공항에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다.

사건의 주범은 청천 난류(晴天亂流, Clear Air Turbulence)였다. 맑은 하늘에서 부는 불규칙적이면서도 변동이 큰 바람이다. 이런 기류를 만나면 항공기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처럼 순항 중인 항공기의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난류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알아보자.

뇌우 난류: 대류운 주위에 나타나는 난류

뇌우 난류는 성숙기에 들어선 대류운인 적란운의 주위에 나타나는 난류를 말한다. 뇌우 난류는 뇌우 구름의 내부나 아래, 주변에서 발생한다.

아래 그림의 A 부분은 대류운 내부에서 발생하는 난류다. 그림 B 부분은 뇌우 구름 아래에서 발생하는 난류로 마이크로버스트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C는 뇌우 구름 주위, D는 뇌우 구름의 상공에서 발생하는 난류인데 대개 모루구름과 같이 나타난다. 대류운이 40,000ft 정도까지 발달하면 상당히 강력한 난류가 만들어진다.

뇌우 난류의 모식도 <출처: 항공기상학>

가장 강력한 뇌우 난류는 구름 내부에서 생성된다

뇌우 구름 안의 난류는 강한 상승기류와 하강기류로 인해 생성된다. 뇌우 난류 중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가장 강한 난류다. 뇌우 내부의 난류는 착빙(着氷)이나 우박, 번개가 동반된다. 항공기 안전에 가장 위험한 요소들이 결합해 나타날 수 있기에 치명적인 항공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뇌우 구름이 만들어지는 첫 단계인 적운 단계에서의 뇌우 난류는 상승기류 때문에 발생한다. 상승기류의 속도는 운저(cloud base)에서부터 점차 증가하여 운정에서 최대가 된다. 적운 단계에서 더 발달해 성숙 단계에 이르면 상승기류 속도는 더 가속된다.

최대 속도는 권계면 가까이에서 나타난다. 뇌우 구름의 운정 고도가 급속하게 높아지기 때문에 권계면 바로 아래를 비행하는 조종사는 급격히 강해지는 난류를 만날 때가 있다. 뇌우 구름의 성숙 단계에서 상승기류의 속도는 뇌우 구름의 밑면 부근에서 보통 0.2~6m/s 정도다. 권계면 근처에서는 20m/s 정도까지 강해진다.

매우 극심한 뇌우가 있을 때는 50m/s 이상의 격렬한 연직난류가 보고되기도 한다. 뇌우 구름의 하강기류는 비가 내리는 지역이 가장 강하다. 뇌우 구름의 밑면 근처가 가장 강해서 최고 25m/s가 보고된 적도 있다.

난류의 강도는 뇌우 구름의 발달에 따라 강해진다. 적운 단계에서는 난류 강도가 '약~보통'이다. 성숙 단계에서는 '보통~강' 이상이다. 뇌우 구름이 소산 단계에 접어들면서 비가 그치면 뇌우 구름 내부의 난류는 약해진다. 그러나 도플러 레이더에 잡히지 않더라도 소산 단계의 뇌우 구름에서도 난류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뇌우 구름의 일종인 슈퍼셀(Supercell)

최근의 항공기들은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어 난류의 분포를 미리 알 수 있다. 아래의 표는 레이더 분포도(Radar Summary Chart)와 대부분의 항공기가 탑재한 레이더에서 사용되는 VIP level(레이더 강도 규모)의 추정 난류표이다.

VIP(Video Integrator Processor) Level과 추정 난류 강도

번개의 확률은 VIP level 1 이상에서 증가하기 시작하고, 큰 우박은 VIP level 4 이상에서 나타난다. 항공기는 뇌우 구름 내부를 통과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뇌우 구름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난류 지역을 빨리 통과할 수 있도록 속도를 높여 주어야 한다. 그리고 계속 수평 비행(Wing-level Flight)으로 고도를 유지해야 한다.

구름 외부의 뇌우 난류는 위치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

뇌우 구름 아래의 난류는 구름 내부보다는 약하다. 그러나 좁은 면적에서 급격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에 항공기 안전에 매우 위험하다. 주로 나타나는 난류의 종류는 다운버스트, 마이크로버스트 등이다. 강한 하강기류는 돌풍이나 윈드시어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뇌우 구름 아래의 난류는 강한 윈드시어, 낮은 구름높이, 저시정(低視程) 등과 결합되면 매우 위험해진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풍우를 뜻하는 뇌우 <출처: (cc) 802 at Flickr.com>

강한 뇌우가 발생한 곳으로부터 20마일 이내의 지역에서도 하강기류로 인한 난류가 발생할 수 있기에 이런 지역으로는 비행을 하지 않아야 한다. 또 VIP level 5 이상인 곳, 적란운이 떠 있는 곳 아래로 비행해서는 안 된다. (마이크로버스트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윈드시어 편 참조)

뇌우 구름 주위의 난류는 대류지역을 벗어난 곳에서 나타나는 난류이다. 뇌우 구름 내부나 아래의 난류에서는 비나 뇌우 등이 보이는 반면, 뇌우 구름 주위의 난류는 이런 기상현상이 보이지 않고 대개 맑은 공기 속에서 발생한다. 혹은 대류운 옆에 위치한 구름 속의 난류일 경우도 있다.

뇌우 구름 주위의 맑은 영역에서의 하강기류는 1~2m/s 정도로 항공기 안전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맑은 하늘에서도 강한 난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난류의 원인은 잘 밝혀지지 않았기에 항공기는 뇌우 구름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뇌우 구름 꼭대기 근처에는 여러 가지 순환이 있다. 권계면 근처까지 발달한 뇌우 구름의 경우 구름 상공에서 강한 난류가 만들어진다. 상승하는 기류와 안정한 성층권 강풍과의 상호작용으로 난류는 더 강해진다. 뇌우 구름 위나 풍하측의 연직 윈드시어, 난류 맴돌이(turbulent eddy)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따라서 항공기는 뇌우 구름 상공을 비행하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또한 뇌우 구름 상부에서 퍼져 나오는 모루구름 속의 비행도 피해야 한다.

뇌우 구름 상부에서 퍼져 나온 모루구름. 이 구름 속의 비행도 피해야 한다. <출처: (cc) Jeff Kubina at Flickr.com>

청천 난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의 난류

항공기의 순항고도가 점차 높아짐에 따라 항공기가 기상현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실제 비행을 해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기상현상으로 인한 위험이 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도 예기치 않은 중간 정도 이상의 난류 현상이 존재했던 것이다. 이러한 난류를 청천 난류라고 부른다.

청천 난류라는 이름은 맑은 날 고층에서 심한 난류를 겪은 초기 조종사들의 경험에서 유래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청천 난류가 고고도의 전선 난류와 제트기류 난류를 포함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권운이나 연무층에서 발생하는 난류도 청천 난류라고 부른다.

권운에서 생기는 난류도 청천 난류에 속한다. <출처: (cc) PiccoloNamek at Wikimedia.org>

항공기가 고고도를 비행하는 중에 중간 정도 이상의 청천 난류를 만날 가능성은 약 6% 정도다. 심한 청천 난류를 만날 가능성은 1% 미만으로 매우 적다.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조종사에게 청천 난류 예측 자료를 제공할 때에는 '가능성 있는 지역'이나 '높은 빈도를 가진 지역'으로 표현한다.

청천 난류는 대부분 중위도 지방에서 관측된다. 발생고도는 권계면의 아래나 위의 수 천 ft 이내 정도다. 청천 난류는 기온감률이 크고 수직적인 윈드시어가 있는 권계면 부근에서 특히 강하다. 높은 산의 상공에서도 청천 난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높은 산악지역에서는 보통 지형보다 청천 난류가 약 3배 이상 많이 발생한다.

청천 난류의 규모와 강도

청천 난류는 제트기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제트기류 근처에서 발생할 때를 보면 제트코어(Jet Core)의 위쪽과 아래쪽, 그리고 한랭기단 쪽으로 청천 난류가 있다. 통상적으로 제트코어 바로 아래쪽과 약간 북쪽으로 치우친 위쪽 부분에서 제일 강한 청천 난류가 나타난다.

난류의 강도는 약, 보통, 강의 세 가지로 분류한다. 현재까지의 기록에 의하면 청천 난류의 강도를 중력 단위 g로 나타낼 때 전체의 75%가 0.1~0.3g인 약한 상태였다. 15~20%가 0.6g인 보통 상태, 5~10%가 0.9~1.2g 및 그 이상인 매우 강한 상태였다. 가장 강한 난류는 4g까지의 요동이 관측된 적도 있다. 겨울이 여름보다 청천 난류 빈도가 높고 한 겨울에서 이른 봄 사이가 가장 심하다.

제트 기류는 한대와 아열대 지방을 뱀처럼 구불구불 흐르며 지구를 둘러싼다.

청천 난류는 전형적으로 넓이가 수 십 마일, 길이가 50마일 이상, 두께가 2,000ft 이하로 얇게 발생한다. 가장 두껍게 발달한 경우는 18,000ft 이상을 기록했던 적이 있다. 항공기가 청천 난류를 심하게 느낄 경우는 난류층에 비스듬히 진입할 때다.

조종사는 청천 난류를 만날 경우 고도나 항로를 바꾼다. 그리고 난류지역을 빨리 빠져나오도록 적절한 속도로 비행하면서 좌석 벨트와 어깨 고정 벨트를 조인다. 제트기류 난류를 옆바람으로 만났을 때에는, 전진함에 따라 온도가 상승하면 항로 고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전진함에 따라 온도가 하강한다면 항로 고도를 낮춰야 청천 난류 지역으로부터 빠르게 벗어날 수 있다.

일기도와 연관된 청천 난류

강한 청천 난류는 약 75% 이상이 제트기류 북방에서 관측된다. 특히 한대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곡의 모양(그림에서 T 부분)을 이룬 곳에서 많이 발생한다. 한대 제트와 아열대 제트가 매우 근접해 있을 때 그 중간에서 10% 정도가 발생한다. 강한 수직 윈드시어에 의해 생기는 청천 난류는 보통 500~200hPa 사이에서 많이 발생한다.

300hPa 일기도에 그려진 500~200hPa 사이의 난류 발생 구역(실선: 300hPa 등고선, 전선: 지상 전선 위치) <출처: 기상총감>

CL: 상층 안장부(난류가 시어선 표시를 따라 좁은 구역에서 발생)

CF: 두 제트기류의 수렴구역 D: 제트기류의 발산구역

J: 저기압 쪽의 제트기류 난류 R: 발달 중인 상층 기압능

T: 예리한 상층 기압곡 W: 발달 중인 파동성 저기압

일기도상에서 청천 난류 발생 구역은 회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때 난류 대부분이 권계면 고도나 다른 안정층 고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제트기류에서는 보통 축 상하의 구역에 난류가 발생한다. 그런데 제트기류가 저기압성 곡률일 때는(J) 그 하층에, 반대로 고기압성 곡률일 때는(R) 그 상층에 난류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상층의 각이 큰 예리한 기압곡(氣壓谷) 부근(T), 등압선이 닫힌 저기압의 주변 및 온도경도가 큰 곳에 난류가 존재한다. 난류 발생 지역에서 기류 패턴이 급격히 변화하거나 발달하는 경우에 특히 강한 청천 난류가 발생한다.

반기성 | 케이웨더 기후산업연구소장

연세대 천문기상학과 및 대학원 졸업하고, 공군 기상전대장과 한국기상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케이웨더 기후산업연구소장이며, 조선대학교 대기과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연세대에도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 [워렌버핏이 날씨시장으로 온 까닭은?], [날씨가 바꾼 서프라이징 세계사] 등 15권이 있다.

   

출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16&contents_id=116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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